나는 세계 5위, 국내 최대의 자동차 휠 전문 제조기업 핸즈코퍼레이션에서 관리부 운송업무(물류지원팀)를 담당하는 노동자다.
회사는 2년 전부터 납품을 하는 차량 운전 업무를 매각·외주화하려다 민주노조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후퇴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꾸준히 계약직 사원을 늘려 왔다. 지금 회사는 뚜렷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이란 심지에 불이 붙는다면 계약직 사원의 해고도 더 쉬워질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노동개혁’을 등에 업고 회사는 다시 한 부서의 외주화를 시도하려 했다. 이것이 탄로나 반발에 부딪히자 회사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올해 1월 1일 부로 납품차량 5대 중 3대를 외주화 하고(2대는 보류), 그 차량을 몰던 8명을 전환배치했다. 운전기능직으로 차량을 몰던 동료들이 적성과 체질에 맞지 않는 생소한 직무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우회적인 해고절차다.
한 기업에 뼈를 묻고자 입사한 직원들의 피고름마저 다 짜내고 나서 헌신짝처럼 내다버리는 것이다.
국한적인 위탁업무가 전방위로 확대되면 휠제조업의 특성상 핸즈코퍼레이션은 전 공정에 외주업체가 침투할 수 있다. 뿌리산업에 파견을 도입하는 노동개혁안이 통과되면 대부분의 부서가 하청기업으로 득실거릴 것이다.
경영악화로 인한 한계기업의 최종수단이 구조조정이다. 그러나 핸즈코퍼레이션은 심각한 누적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구조조정을 하며 이윤 추구와 노조 파괴라는 일석이조를 꾀하고 있다.
‘노동개혁’은 막아야 할 재난이다. 역사와 시대를 역행하는 개혁이란 탈을 쓴 개악은 죄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