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성 광원들이 일자리 축소, 임금 체불에 맞서 파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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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초순 중국 베이징에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는 롱메이(龍煤)광업그룹에 속한 광원 수천 명이 “공산당은 우리에게 임금을 지급하라”며 6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파업은 3월 9일 롱메이그룹의 탄광이 있는 동롱 지구에서 시작됐지만 이틀 만에 솽야산(??山) 시 전역으로 확대됐다.
롱메이광업그룹은 국유기업으로서 중국에서 가장 거대한 석탄 생산자이다. 2015년 9월 롱메이그룹은 전체 인력의 40퍼센트에 해당하는 10만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전인대에서도 국유부문 일자리 5~6백만 개를 줄이는 계획이 발표됐는데, 이는 전체 국유부문 일자리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롱메이그룹 광원들이 지배자들의 이런 계획에 파업으로 대답한 셈이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이미 2만 2천5백 명이 해고됐다. 롱메이그룹은 비용 절감을 위해 2014년부터 지금까지 임금을 8억 위안(1천4백40억 원)이나 지불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미 1년 전부터 솽야산, 허강(鶴崗) 등 롱메이그룹의 지부가 있는 여러 도시들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래서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솽야산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것은 헤이룽장성 성장 루하오(陸昊)였다. 그는 전인대 동안에 임금 체불은 없으며 롱메이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롱메이의 연간 임금 지출이 1백억 위안(헤이룽장성 예산의 3분의 1)인데, 성은 예산 부담을 안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소득은 한 푼도 삭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원과 그 가족들은 솽야산에 있는 롱메이그룹 지부 사무실로 몰려가 루하오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금요일인 3월 11일 1만 명이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주요 철도와 도로가 봉쇄됐다.
지하 탄광에서 일하는 광원들의 임금은 월 6천 위안(1백8만 원)이지만, 임금 체불 때문에 광원들 수중에는 그 절반만 들어왔다. 지상 근무 노동자들은 월 8백 위안이 삭감되기도 했다.
이 시위로 인해 루하오는 이전에 자기가 한 말이 틀렸다고 시인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 그럼에도 루하오는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프랑스 AFP 통신은 “헤이룽장성이 처한 상황은 중국 당국이 직면한 딜레마, 즉 세계 2위의 경제를 개혁하기를 원하지만 불안정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 모순을 잘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2~3년 내에 석탄 생산 5억 톤과 철강 생산 1억 5천만 톤을 감축하고, 이 두 부문에서 노동자 1백80만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롱메이그룹의 사례에서 보면, 과잉생산에 대한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생되고 있다.
석탄과 철강 산업이 붐을 이루던 2006~12년에 많은 자본가와 관료들은 이 분야에 대한 투기로 막대한 부를 얻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석탄 가격이 50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탄광의 90퍼센트는 손실을 봤다. 롱메이그룹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손실을 투기꾼들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녹색 대안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중국 지배자들은 좀비기업을 대규모로 구조조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시진핑은 3월 7일 전인대에서 롱메이그룹은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솽야산 파업은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투쟁의 일부다. 중국에서는 노동자 항의 및 시위들이 번지고 있는데, 그 대부분(90퍼센트)은 임금 체불이나 사회기금 비용을 기업이 납부하지 않은 것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노동회보(China Labour Bulletin)는 2015년에 파업이 2천7백74건이 발생했는데, 이 수치는 2014년에 견줘 두 배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중국노동회보가 밝힌 파업 건수는 소셜미디어 포스트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파업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한 공식 언론은 실제 파업 건수가 이보다 8배나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과잉생산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고 있고, 중국 지배자들은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건설·철강·석탄 부문의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과 일자리 축소에 대항해 저항하고 있다. 롱메이그룹 노동자 투쟁도 이런 저항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