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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기아의 세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12월 8일 연례 기아보고서에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전 세계에서 8억 5천2백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1990년대 중반보다 1천8백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양실조는 매년 5백만 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매년 2천만 명 이상의 저체중 아이들이 태어난다. 저체중 아이들은 보통의 건강한 아이들보다 영아사망률이 4∼18배 가량 더 높고, 심각한 수준의 정신적·육체적 성장 지체를 보인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분명 식량이 모자라서는 아니다. 오늘날 전 세계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에 3천5백칼로리를 공급할 수 있을 만큼의 곡물을 생산한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을 비만하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다.
주로 제3세계에 집중돼 있는 가장 굶주리는 나라들조차 국민들에게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3대 농업수출국 가운데 하나인데도, 거의 2억 명의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다.
식량 과잉생산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없다.
미국 어린이 중 8.5퍼센트가 굶주리고 있으며, 20.1퍼센트는 굶주림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이 정신나간 체제에서는 기아가 계속 늘어나는 것과 함께 식량 재고도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동안 은행가들, 경영가들, 식량 판매 회사 소유주들, 그리고 비료와 농업 설비 공급자들의 배는 더욱 두둑해진다.
빈곤과 기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투쟁만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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