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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본관 앞에 울려 퍼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목소리:
“진짜 사장 삼성이 생활 임금과 고용 보장하라!”

4월 30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 5백여 명이 삼성 본관 앞에서 ‘2016년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집회 전에 강남대로를 행진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알렸다.

노동자들은 올해 투쟁으로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을 꼭 따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리 건수가 줄어들면서 낮은 기본급과 건당 수수료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생활고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측은 박근혜 정부의 저성과자 일반해고 지침을 이용해 퇴출제를 도입하려는 공격도 있었다.

강남대로를 행진해 온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삼성 본관 앞에서 '2016년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미진
전국에서 모인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의 깃발이 날리고 있다. ⓒ이미진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임단협 교섭에서 협력업체 사장을 내세워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진짜 사장’ 삼성을 규탄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11번의 교섭에서 사장들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단협 개악안을 들고 왔습니다. 한마디로 노동조합 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이재용이 우리와 한 번 싸워 보자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재벌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통신과 가전 수리 노동자들이 뭉쳤습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투쟁해 재벌사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 ⓒ이미진

이어진 발언에서도 노동자의 분노와 투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울산 분회는 폐업을 두 번 겪었습니다. 처음 노조 시작할 때 ‘빨갱이는 자르겠다’고 했던 사장과 팀장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조합원들은 그대로 건재합니다. 앞으로도 똘똘 뭉쳐서 임단협 승리합시다.”

무엇보다 2개월 전 새로 노조에 가입한 동인천분회 김지훈 조합원의 발언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일하지 않는 사장과 팀장, 관리자들이 월급을 갈취하는 것을 보면서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외근직 노동자들이 단단하게 다져 놓은 노조에 우리 내근직들도 함께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원래 이날 새로 노조 깃발을 꽂은 강변테크노분회 분회장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협력업체 사장과 관리자들이 집회에 가는 분회장을 구리로 데려가 노조 탈퇴를 회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납치 사건’이 알려지자 조합원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탈퇴 회유에 흔들리지 않고 밤 늦게나마 농성장에 도착한 분회장은 노동자들로부터 뜨겁게 환영 받았다. 그는 “노조 가입하기 훨씬 전부터 노조 활동을 지켜봤다”며 앞으로 노조 활동을 굳건히 지켜 가겠다고 결의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버티며 투쟁해 온 ‘선배’ 조합원들 덕분에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던 새로운 노동자들이 노조를 자신의 대안으로 삼게 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연대,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 삼성바로잡기, 희망연대노조, 반올림, 사회진보연대, 노건투 등의 단체들도 함께해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했다.

반올림 유가족인 김시녀 씨는 “반올림 투쟁이 처음에 정말 열악하게 시작했는데 3년 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노조를 만들고 투쟁한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한 노동자들은 다음 날 열린 세계노동절 집회에 참가했다. 삼성에 맞서 투쟁을 시작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삼성본관 앞을 메운 5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투쟁 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미진
삼성본관 앞에 삼선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의 지난 투쟁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있다. ⓒ이미진
응답하라2014 문화제를 마친 노동자들이 삼성본관 앞에서 1박2일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2014년 41일간의 전면 파업과 삼성 본관 앞 농성 끝에 첫 임단협을 체결한 바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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