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장직선제 투쟁 승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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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7일 부산대 故 고현철 교수가 대학 민주주의와 총장직선제 유지를 위해 희생하고 난 후, 2016년 5월 12일 총장직선제로 뽑힌 전호환 총장이 7개월 만에 임명됐다.
정부와 교육부는 대학민주주의와 자율성 보장 요구를 무시한 채 부산대 총장 임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거부해 왔다. 직선제로 총장을 뽑은 다른 국립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 이면에는 간선제로 총장을 임명해 국립대를 입맛대로 통제하겠다는 정부와 교육부의 심산이 있었다. 총장직선제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얻어낸 민주적 권리이자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였다.
부산대는 교육부의 지원금 압박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의 저항과 모금, 그리고 학내 구성원들의 강력한 연대를 바탕으로 버텨냈다. 결국 총장직선제로 선출한 총장이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4년 동안의 교수님들의 투쟁과 2011년 학생총회, 그리고 2015년 8월 17일을 기점으로 벌어진 전국교수대회, 전국국공립대회같이 대학 자율성과 대학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학생들의 저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부산대가 총장직선제를 지켜냈지만, 여전히 정부는 총장직선제 폐지 정책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 경북대, 경상대 등 다른 국립대들은 아직 총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전남대에서는 총장직선제를 관철하려고 총학생회장이 5월 9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교육 공공성과 대학 민주주의를 짓밟는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총장직선제를 지켜낸 것은 대학 민주주의를 지켜낸 측면에서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남았다. 학생 투표권은 2퍼센트라는 너무 작은 비율에 머물러 있다. 또한 지난 투쟁에서 함께 뜻을 모았던 학내 비정규교수분들에게는 아예 투표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한계점을 인식하고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故 고현철 교수님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또한 아직 총장직선제를 위해 싸우는 다른 대학에서도 하루 빨리 승리를 쟁취해, 대학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