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화항공 승무원들이 파업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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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야팡씨는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대만인 유학생이다.
6월 23일 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시 중심지에 위치한 중화항공
중화항공은 대만 최대의 항공사로, 정부가 35퍼센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화항공 승무원은 모두 3천2백여 명인데, 그 중 2천6백41명이 타오위안시승무원직업노조
대만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항공 승무원 파업은 SNS및 대중매체 보도를 통해 순식간에 대만 노동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파업이 오랫동안 심각한 과로
노동조건 개악을 강요하는 중화항공 사측
중화항공 승무원들이 파업을 하게 된 것은 지난 5월 5일 사측이 사전에 노사협상도 없이 승무원들에게 노동조건을 개악하는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통보한 것 때문이었다. 그 내용은 6월 1일부터 모든 승무원이 타오위안
출근 장소를 일률적으로 타오위안으로 정하는 것은 실제 출근 장소의 변경이 아니라 근무시간 계산 방식의 변경을 의미한다.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비행기 업무를 하는 승무원은 비행기 이륙 140분 전에 송산
그런데 이번 노동조건 개악으로 승무원은 비행기 이륙 90분 전에 타오위안으로 출근하고 착륙 후 30분 안에 일을 마쳐야 한다. 즉 지금까지 노동시간으로 계산돼 온 송산-타오위안 통근시간 50분이 더 이상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게 됐다. 승무원들이 해야 할 일은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비행기 착륙 후 업무 마감 시간은 6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결국 승무원은 자신의 휴식시간을 줄여 일을 해야 했다.
요약하면, 이번 개악은 현행 노동시간 계산을

악랄하게도 사측은
승무원의 노동시간을 합법적으로 늘리기 위해 중화항공 사측은 대만 노동기준법에서 악명 높은 제84-1조를 악용했다. 이 법 조항에 따르면, 특수직종의 경우 근무시간, 법정 휴일, 휴가, 여성 야간근무 등에 관해서는 노동기준법이 아니라 별도로 노사간 협약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중화항공 사측은 노사간 협상도 없이 승무원에게 강요한 약정서에서 월 노동시간 상한을 220시간까지 늘린 것이었다. 이는 대만 노동기준법에서 규정한 174시간보다 46시간이나 더 많다.
대만 노동자들을 고무하는 파업
현재 대만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세계4위다. 과로가 대만 노동자들의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랜다. 게다가 매년 경제가 성장해 기업의 이윤몫이 늘어났음에도 노동소득분배율은 해마다 감소해 왔다. 이러다 보니 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무려 16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임금
요즘 대만에서는 노동시간을 늘리고 국정 공휴일을 없애려는 노동부의 시도가 노동단체와 노동자들 사이에서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화항공 승무원의 파업은 대만 노동자들을 크게 고무할 것이다. 항공편 취소로 불편을 겪은 어느 승객은
대만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틀림없이 큰 진전이 될 중화항공 승무원들의 파업에 한국 노동자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