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에 대한 학생들의 반대는 왜 정당한가(2):
등록금 대폭 인상과 경쟁적 학사 재편으로 학생 고혈 짜낸 주범
〈노동자 연대〉 구독
한국외대 당국의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시도에 반대해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박철이 왜 명예교수 임용은커녕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대상인지 다루고자 한다. 앞선 기사
한국외대 당국

이 글에서는 박철 전 총장 재임 기간
그럼으로써 박 전 총장 아래서 부총장을 지냈던 현 김인철 총장이 그를 감싸고 도는 이유를 드러내고, 박 전 총장이 스스로
1. 등록금과 입학금 대폭 인상
한국처럼 국가의 교육 복지가 허술한 나라에서 등록금은 학생들의 교육 기회
박 전 총장은 재임기간 8년간 한 학기 등록금을 총 70만 원이나 올려 놓았다. 2014년까지 경제 위기와 정치권의 압력으로 세 번의 동결과 한 번의 삭감이 있었는데도 이렇게 오른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2005년에 2백64만 원이던 한 학기 등록금이 현재 3백36만 원

그는 취임하자마자 기록적인 등록금 인상안을 밀어붙였다. 2006년 인상률은 11.4퍼센트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재학생과 새내기의 등록금 인상률에 차이를 둬 학생들을 이간질했다. 이는 등록금을 미리 납부해야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새내기의 처지를 악용한 것이었다.
2007년에 재학생 등록금을 6.58퍼센트 올릴 때 새내기는 9.86퍼센트를 인상했다. 2008년에도 재학생 6.3퍼센트 인상, 새내기는 8.8퍼센트 오른 등록금을 내야 했다. 2009년 박 전 총장은 " 경제 위기 상황에서 학생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신입생들이 등록금과 별도로 내는 입학금도 문제다. 입학금은 그 용도도 명확하지 않고 징수의 법적 근거도 불분명해 문제 제기를 받아 왔음에도 일방적으로 인상돼 왔다. 현재 외대의 입학금은 99만 8천 원으로, 고려대, 동국대 등과 함께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비싸다. 이는 신입생의 처지를 악용한 편법적 등록금 인상이다.
대학원 등록금도 이런 식으로 인상됐는데, 학부 등록금이 인하됐던 2012년에는 2~3퍼센트가, 학부 등록금이 동결된 2014년에는 8개 대학원 모두 한 학기에 적게는 10만 원가량이, 많게는 26만 원이 인상됐다.
2011년에는 여러 대학에서 벌어진 등록금 투쟁과 전국 대학생들의 거리 투쟁 끝에 반값등록금이 정치 쟁점으로 불거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외대도 2011년 동결, 2012년 2.2퍼센트 인하가 됐다. 그러나 2.2퍼센트는 당시 감사원이 35개 대학 등록금 감사 결과로 권고했던 12.7퍼센트 인하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었다. 더구나 물가상승률의 2~3배 되던 과거 인상률에 비하면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당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이던 박 전 총장은 "종이 값 아껴서라도 등록금을 내릴 것”
마지막으로 빈축과 반발을 산 역겨운 일 하나를 더 소개해야겠다. 박 전 총장은 2006년부터 자신이 추진한
2. 학생 자치 활동 탄압
박 전 총장은 툭하면 진보적 학생회와 동아리에 의무로 지급해야 할 교비 지급을 거부하며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전력이 있다. 자신은 성희롱 교수 보호에 교비를 쓰는 횡령을 저지르면서 말이다. 박 전 총장은 한국외대 학생들이 유일하게 대규모 총회를 열 수 있는 노천극장을 2013년에 철거했다. 그 대신 만들겠다던 제2도서관은 하세월이 된 지 오래다.
압권은 2006년에 노조 파업을 지지하고 성희롱 교수의 추악한 행위를 글로 써 배포했다는 이유로 그 학생을 무기정학 시킨 것이다. 학교는 사실무근의 글로 학교의 명예훼손 행위를 했다고 했지만, 그 교수의 성희롱 행위는 사실로 판정 받았고, 해당 학생은 결국 법원의 판결로 복학을 했으며, 오히려 성희롱 인정 취소소송을 등록금으로 벌이다 유죄 판결을 받은 건 박철 전 총장 본인이다.

2007년 학교는 학내 미화를 구실로 학생들의 현수막과 대자보 부착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궁색하기 그지없게도 학교는 현수막과 대자보를 대체할 옥외전자광고대
박 전 총장은 〈외대학보〉가 2011년 서울캠퍼스 비상 총회 요구안을 다룬 944호 발행도 중지시켰다. 또 그 해 9월 학교가 학내 주점 설치를 금지한 것을 학생회들이 반발하자, 〈외대학보〉에 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를 한 줄도 못 싣게 했다.
결국 지금 박 전 총장을 총장으로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새내기들까지 박 전 총장의 행적을 보고 명예교수 임용은 한국외대 학생 모두의 불명예라며 점거농성을 지지하고 있지 않은가.교육자의 언론 탄압은 민주화 이후 태어나서 자라고 대학에 들어 온 새 세대 대학생들에게는 시대를 거스르는 반교육적
3. 경쟁 강화 학사제도 도입

박 전 총장은 학생 간 경쟁을 더욱 부추길 학사제도들을 도입했다. 등록금이 그렇게 올랐는데도 교육 환경은 별 개선이 안 되고, 가뜩이나 학점
2007년
이런 수준의 전공 학점을 다 채우려면 사실상 자기계발 활동이나 교양 수업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 이중전공이든 전공심화든 어는 전공이 취업에 유리한가를 고려해 학생들이 선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면, 전공 학점 채우다 시간 다 보내는 현상은 대학이 더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이런 개악이 심지어 졸속으로 추진됐다. 새 제도에 맞게 커리큘럼을 보완하지도 않고 추진해, 특정 인기 학과 수업에 인원이 너무 몰려
또 박 전 총장은 플렉스
2008년 정부의 신자유주의 대학
그나마 20명이 채 안되는 수업은 절대평가를 적용할 수 있었으나, 이것마저 2015년에 현 김인철 총장이 상대평가를 전면화해 버렸다.
4. 대학 상업화

새 기숙사 건물이 곧 들어설 무렵이던 2008년, 박 전 총장은 기숙사 식당을 외주화해 아워홈이라는 기업에 식당 운영권을 넘겼다.
당시 진보적 학생들은 기존 직영 학생식당처럼 식당을 운영해야 질 좋고 값싼 밥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항의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박 전 총장은 부총장들을 동원해 학생들을 회유하기 바빴다. 양이 적고 가격이 비싸다는 비난을 듣던 아워홈 기숙사 식당은 결국 영업 손실을 못 이겨 현재 철수한 상태다.
2011년에 지하캠퍼스가 새로 지어질 때도
지난 10년 동안 새 건물이 많이도 들어서 캠퍼스 전경이 확 달라졌지만, 정작 학생들한테 필요한 제2도서관 신축 계획 등은 늘 뒷전이었다.
올바른 교육을 위해
그의 총장 재임기간 8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모든 악행을 하나로 묶어 쓰자니 버겁기까지 하다. 그래도 정부의 신자유주의 대학 구조조정에 발맞춰 대학을
박 전 총장이 한 언론에서 자신이 번역한 《돈 키호테》의 내용을 언급하며 이런 말을 했다.
오히려 그

이 싸움은 단지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다. 박철 전 총장에게 누구보다 혹독한 탄압을 받았던 한국외대 노동자들한테도 이번 점거농성은 희망과 자극제가 될 것이다. 2009년 당시 학생들은 등록금 차등 인상에 항의해 본관 점거, 서명 운동, 학생총회 등을 벌였고, 결국 차등 인상분 일부
우리는 졸업생으로서 재학생들의 점거농성을 흠뻑 지지한다. 아니, 지지할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