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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공장 점거 투쟁:
“공정한 성과를 배분해달라는 거예요”

오비맥주 생산직·사무직·영업직 노동자들이 8월 16일부터 공장을 점거하며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17일 사측이 제시한 양보안을 반대 65퍼센트로 부결시켰다. 사측 양보안이 임금 3퍼센트 인상, 성과 기준 완화 등으로 6퍼센트 가까운 임금 인상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사측이 성과 기준을 다시 높여 버리면 성과 기준 완화는 무력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협상안 부결은 노조를 만든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동안 쌓인 분노가 너무 커 이 정도 양보안에는 물러설 수는 없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분위기라고 한 노동자는 말했다.

오비맥주 사주는 세계적 맥주 판매회사 AB인베브다. AB인베브는 2009년에 오비맥주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가 2014년에 다시 인수한 뒤, 노동자들을 쥐어짜 왔다. “글로벌 스탠다드” 운운하며 사실상 달성할 수 없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성과급을 일절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한 달에 70만~80만 원가량 임금이 삭감됐다고 한다. 영업직 노동자들은 ‘업소 관리’ 성과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 금액이 적게는 6백만 원에서 많게는 9백만 원 가까이 된다.

인력은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 비춰 50퍼센트 수준이다. 지난해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이 17.6퍼센트, 순이익이 12.7퍼센트가 늘어난 것도 이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짠 결과다.

사측은 2014년 소송으로 상여금 8백 퍼센트가 통상임금에 포함되자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노동자들을 더 쥐어짰다.

그런데 비용을 줄여야 한다던 사측은 지난해 3천7백억 원을 배당한 반면, 노동자들에게는 고작 “1인당 5만 원씩” 나눠 줬다.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동안 노동자들은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가중되고, 예산이 삭감되면서 초과노동은 일상이 됐고, 근로조건은 계속 하락돼 왔다.”

노동자들은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그래서 “누가 오비맥주의 성공을 만들었느냐?”며 “공정한 성과를 배분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은 매우 정당하다.

현재 노동자들은 단호하게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공장 봉쇄는 해제했지만, 여전히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래서 화물노동자들의 사용자인 CJ도 결국 교섭에 나섰다.

16일부터 지게차 운전을 중단하며 파업에 동참한 화섬노조 소속의 오비맥주 사내하청지회는 19일 “기본급 7퍼센트 인상” 등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오비맥주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도 함께 제기하고 나선 것이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노동자들이 오비맥주의 생산, 영업, 물류를 완전히 마비시키자, 그토록 오만했던 사용자들의 똥줄이 타고 있다. 주말이 지나도록 파업이 계속되면 시장에서 오비맥주가 “말라 버리는” 상황이 닥쳐 오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점거를 지속하며 단호하게 투쟁을 이어 간다면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측에 맞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오비맥주 투쟁 소식을 전해 들은 갑을오토텍 노동자들도 오비맥주 노동자들의 투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노동자들이 단호한 파업으로 사용자들을 물러서게 만든다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커다란 영감과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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