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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김항곤 성주 군수의 배신:
지역을 넘어 전국적이고 민중적인 반(反)사드 운동의 계기가 돼야 한다

오늘(8월 22일) 오전 김항곤 성주 군수가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사드배치 지역으로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사드의 성주 배치를 사실상 받아들일 테니 성주 내에서 배치 지역을 옮겨 달라는 요청이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해 싸우는데, 군수는 사드 성주 유치를 신청한 꼴”이다.

박근혜가 성주 내 ‘제3후보지’를 언급한 이후, 국방부는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을 새로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결국 오늘 성주 군수 김항곤의 발표는 중앙 정부와의 교감 속에 이루어진 것임이 틀림없다.

김항곤 군수의 ‘제3후보지’ 요청은 연일 촛불 집회를 열며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성주 주민들의 염원을 완전히 배신한 것이다. 인구 4만 5천여 명의 성주에서 매일 주민 1천5백~2천 명이 모여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었다.

그러나 8월 4일 박근혜의 ‘제3후보지’ 발언 직후,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의원 이완영은 “[성주군 내 다른 장소 배치 검토] 보도가 나오니까 [성주 군민들이] 더 난리다[반발한다]”라고 말했다.

8월 5일 지역 활동가들은 물론이고 지역 유지들도 포함된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성주 투쟁위)’도 “앞으로도 사드의 제3의 장소로의 이전이 아니라 철회를 외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성주 군수 김항곤과 새누리당과 연결된 지역 유지들은 ‘성주 투쟁위’ 내에서 사드 배치 철회 입장을 뒤집기 위해 온갖 꼼수를 다 동원했다. 그게 여의치 않자 이장들의 의견을 모아서 사드 배치 지역 이전을 요청하려 했었다. 그러나 이장들 다수가 반발해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제 군수가 직접 나서서 국방부에 요청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성주 사드 배치 저지 운동은 ‘외부 세력’과의 연대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군민들의 단결’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군민’ 중에는 군수를 비롯한 지배계급 성원들이 있기 마련이고, 이 사람들은 이러저러하게 중앙 정부와 연결돼 있는 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역민 다수를 배신할 것임은 처음부터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군민들의 단결’을 강조하는 지역 운동을 넘어 전국적이고 민중적인 사드 배치 저지 운동을 발전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군수와 지역 유지들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성주 주민들은 사드 배치를 막고 싶을 것이다. 새롭게 배치 지역으로 거론된 롯데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시에서도 노동조합과 지역 사회단체들이 배치 반대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제 성주·김천 등 배치 후보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노동자와 천대받는 다른 대중이 함께 전국적으로 단결할 수 있는 사드 배치 저지 운동을 일으킬 생각을 해야 한다. 성주 주민들이 공언해 왔듯이, 사드가 배치될 ‘제3의 장소’는 한반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미국과 한국 정부에게 보여 줘야 한다.

2016년 8월 22

김영익(〈노동자 연대〉 신문 편집팀을 대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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