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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총회에 4천 명이 모여 총장 사퇴 요구와 행동을 의결하다

어제(9월 12일) 이화인 3대 요구안 실현을 위한 학생 총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성사됐다. 총회 장소인 대강당에는 총회 성사 정족수 1천4백77명을 훌쩍 뛰어넘는 4천 명 가량의 학생이 참석했다.

대강당 문 밖으로 긴 줄이 이어졌고, 비표가 부족해 입장이 지연되기도 했다. 나중에 들어온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총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총회 개회가 지연되는(보통은 정반대다)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총회에 참가한 학생들도 대강당을 꽉 채운 장관을 보며 크게 감격했다. 학생들은 대강당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개회 후, 학생들은 두 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첫째는 이화인 3대 요구안 채택에 관한 안건이었고, 둘째는 요구안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채택에 관한 것이었다. 이화인 3대 요구안은 ① 총장과 처장단의 책임 이행 및 사퇴, ②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 수립, ③ 징계와 법적 처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는 것이다. 공동행동은 20일, 22일, 27일 3일간 행진 시위를 하고, 19일~23일 채플 시간에 팻말 시위를 하자는 것이다.

두 안건 모두 큰 이견 없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학생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사퇴’를 외치며 이 순간을 기념하는 사진도 찍었다.

이날 총회는 학생들 사이에서 여전히 최경희 총장 사퇴를 바라는 염원이 뜨겁다는 것을 보여 줬다. 개강 직후, 학교 당국은 본관 점거 때문에 행정 업무가 마비되고 있고, 산학협력단 계약이 파기돼 금전적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학생들을 압박했다. 총회 나흘 전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도 총장 사퇴를 거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학생들이 모인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총회 성사를 위해 홍보·조직한 학생회 대표자들도 애를 많이 썼다.

이날 결정된 이화인 3대 요구안은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가 보여 주듯 꼭 필요한 조처들이다. 다만 최경희 총장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대화’ 쇼를 하는 등 명분 쌓기를 하는 상황에서, 학교측의 꼼수와 타협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요구들 사이의 관계를 좀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학교 측은 징계와 법적 처벌을 하지 않고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도 만들테니 총장 사퇴 요구만은 거둬들이라고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총장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앞서 약속한 조처들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따라서 3대 요구안은 ‘총장은 지금까지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그 뒤에 학교 측(이사회 등)이 나머지 요구를 수용해 시행하라’고 정식화할 필요가 있다.

또, 최경희 총장이 미래라이프 대학을 포기했지만 현재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불만을 샀던 다른 수많은 정책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프라임·코어 사업 관련해 돈벌이와 취업률을 위한 학문 재편도 추진되고 있고, 온갖 상업 시설이 들어선 신축 기숙사처럼 대학 상업화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총장 사퇴 요구는 그가 추진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중단하라는 요구와도 결합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바라 온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안건 표결에서 찬성하는 비표를 든 학생들 ⓒ사진 김승주
대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 무려 4천여 명이 총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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