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본관 점거 혐의자 추가 소환·출석 요구:
경찰은 부당한 소환 조사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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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동자연대 이화여대 모임이 9월 25일에 발표한 성명서이다.
서대문경찰서는 9월 23일 총학생회 집행부와 단과대학의 학생회장 등 3명을 교직원 ‘감금’ 혐의 피의자로 지목하고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본관 점거자들이 사설 경호원들을 부른 것에 대해서도 4명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8월 22일에도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사범대 학생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를 받은 당사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감금한 것이 쪽팔려서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냐, 미래라이프대가 폐지돼 속이 시원하냐”라며 모욕했다고 한다. 게다가 “당사자들에게 일절 통지 없이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모두 열람”하며 주도자 색출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고 한다. 옳게도 총학생회장을 비롯해 당시 소환 통보를 받은 3인은 경찰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묵비를 지켰다.
그러나 학생들은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 최경희 총장은 지난 2년 동안 ‘불통’ 행정들과 마찬가지로 미래라이프단과대학 사업을 졸속 추진했다. 이를 막을 수단이 없는 학생들은 미래라이프단과대학 사업을 통과시키려는 평의원들과 대치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학교에 전례 없는 규모의 병력을 투입해 학생들에게 상해를 입힌 경찰은 학생들을 조사하고 처벌할 자격이 없다. 경찰이 일부 본관 점거자들이 시위 초반에 경호원을 부른 걸 문제 삼는 것도 지엽말단적인 문제를 크게 부풀려 총장 사퇴 운동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수작일 뿐이다. 경찰은 소환 대상을 확대해 어떻게든 누군가가 ‘감금’을 주도했다는 증거를 얻어내려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총장 사퇴 운동 참여자들을 위축시키고 1천 6백 명 경찰력 투입을 정당화하려 한다.
학생들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학교 당국도 진정성이 안 보인다. ‘학교가 앞장서서 감금이 아님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본관 농성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은 ‘감금죄’ 혐의로 진행되고 있는 경찰 수사를 원천적으로 반대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학교 당국은 수사에서 핵심 증거자료로 내세워진 CCTV 자료도 경찰에게 제공했다.
경찰은 부당한 소환·출석 요구를 중단하라. 또한 학교 당국은 경찰에 협조하며 학생들을 기만하지 말라!
2016. 9. 25
노동자연대 이화여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