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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이 계속되자:
정부가 “운행 장애”를 걱정하기 시작하다

철도와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3주째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이 파업이 “기득권 지키기”라며 철밥통 비난 레퍼토리를 또 꺼내 들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이 비난을 퍼붓는 자들이야말로 진정한 기득권 지키기의 끝판을 보여 준다. 우병우 사건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 최순실의 딸 특혜 논란까지 박근혜 최측근 인사들의 비리 의혹이 연일 폭로되는 상황을 보라. 반면 정부와 여당은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국가 폭력, 세월호 진상규명 등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파업이 지속되자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에 대한 지지와 정부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최근 박근혜의 지지율은 29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철도와 서울대병원 파업이 계속되는데다 화물연대 파업까지 가세해 정부를 더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특히 철도와 화물연대의 파업은 정부와 사용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화물 수송이 여전히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수송과 시멘트 수송까지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자 투쟁에 밀려 양보하지 않으려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가뜩이나 깊어지는 경제 위기 때문에 지배계급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 결정으로 상당한 경제적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그래서 철도공사가 대체인력 수천 명을 투입하고도 3천 명가량의 계약직 신규 채용을 추진하고, 경찰은 운송 거부를 선동하는 화물연대 파업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정부가 성과연봉제 강행을 일단 중단하고 내년 3월까지 ‘사회적 논의’(국회 논의기구 마련)를 해 보자는 공공운수노조 지도부와 야3당의 ‘중재’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컨대 정부의 강경 대응은 정부와 사용자들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핵심 노동 개악 전선에서 밀리면, 현 정부의 노동 개악은 물 건너갈 뿐 아니라 다른 부문 노동자들도 투쟁에 나서도록 고무하는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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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정부를 더 밀어붙여야 정부가 양보 시늉이라도 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공은 정부와 여당에 넘어갔다’거나 “이제 남은 건 성과연봉제 도입을 사실상 저지하는 확인 절차뿐”이라고 현 상황을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다.

이것이 파업 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으려는 의도이겠지만, 아직 진행 중인 전투를 효과적으로 벌이려면 사태를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철도와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단단하게 파업을 지속하며 버티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노동자들의 불안감이 함께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철도 노동자들 사이에 필공 파업으로 파업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약점에 더해, 대체인력 신규 채용 확대로 파업 효과를 더 무력화하는 것에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최근 함께 파업을 벌인 다른 노조들이 파업을 중단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유지하며 파업을 지속해 가도록 대체인력 채용에 반대하는 활동을 조직해야 한다. 청년들을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해 파업 파괴자로 사용하는 역겨운 시도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하다. ‘공공성 강화 성과·퇴출제 저지 공동행동’이 대체인력 채용 규탄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을 확대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과 철도 파업이 결합된 기회를 적극 이용해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파업을 지속해야 간다면, 정부를 물러서게 만드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노동운동 전체에서 철도, 서울대병원,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실질적 연대도 더 확대해야 한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가 10월 13일에 발행한 리플릿에 실린 것을 제목만 수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