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파업 노동자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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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화물연대 5개 지부 5백여 명이 파업 농성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 연대 방문을 갔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이 ‘정치적 성격’이 강해 파업 동조자가 없어서 물류 차질이 없는 것처럼 호도한다.
파업 노동자들은 정부와 기성 언론의 거짓말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노동자는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막기 위한 이번 파업이 노동조건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2012년 파업으로 운송료를 9.9퍼센트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운송료가 다시 인하됐습니다.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시행되면 운송료가 더 떨어지고 우리는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릴 것입니다.”
30년째 의왕기지에서 화물차를 몰고 있는 베테랑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평상시에는 오전 10~11시쯤 화물차가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평상시의 40퍼센트 정도밖에 안 돼요.
“이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에요. 차량 할부비 때문에,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행하는 비조합원도 있지만, 경조사를 이유로, 또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차량을 세워 놓고 운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의 거짓말과 달리 물류 타격 효과는 실질적이다.
물류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보도하는 〈물류신문〉은 물류 대란을 우려하며 10월 12일자로 이렇게 보도했다. “화물 열차 운행률이 공식 발표된 것만 평시 대비 40퍼센트 이하로 하락했고, 회복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시멘트업계만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건설 현장에서의 시멘트 부족과 더불어 철도를 통한 대형 가전 유통업계의 물류 서비스 차질도 점점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나마 육상 운송시장이 버텨 줘 한시름을 놓는 사이 화물연대 파업 결정과 실행이 현실화되면서 물류 대란의 공포는 극대화되고 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물류를 마비시켜 전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그만큼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고립시키고 파업 대열을 흔들려고 악랄한 탄압과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적 연대의 확산은 화물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
이날 의왕기지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좌파적 교사 네트워크 ‘벌떡 교사들’이 하루 만에 지지금 1백38만 원을 모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동자들은 크게 고무됐다. 지지금을 전달한 전교조 수원중등지회 정원석 지회장은 “전교조 조합원뿐 아니라 비조합원 교사들도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화물연대 파업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연대도 10월 11일과 13일에 라면 30만원어치를 전달하며 투쟁을 응원했다.
곳곳에서 파업 지지 성명서가 발표되고, 파업 지지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지지 물품이 도착하는 것을 보면서 파업 노동자들은 큰 힘을 얻고 있다. 더 많은 연대와 지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