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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포럼의 쟁점과 전망

세계사회포럼은 4년 동안 그 규모가 갈수록 늘었다. 시애틀 시위의 성공에 바탕을 둔 1차 세계사회포럼에는 1만 5천여 명이 참가했고 지난 4차 세계사회포럼 참가자 수는 12만 명에 육박했다. 이번의 경우도 매우 큰 규모일 것이다. 현재까지 등록된 워크숍 수만 2천5백 개가 넘는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어떨까? 브라질 좌파와 사회운동은 이번 세계사회포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 브라질 노동자당(PT) 내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룰라는 사회 변화를 바라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라틴 아메리카 운동을 연구해 온 미국 학자 제임스 페트라스는 룰라의 ‘기아 제로’를 ‘고용 제로’, ‘토지개혁 제로’, ‘성취 제로’라고 부른다.
룰라는 IMF한테 꾼 돈을 갚기 위해 IMF가 요구하는 긴축정책을 받아들였다. 부자들한테는 많은 혜택을 줬다. 또, 다국적기업들한테 많은 인센티브를 선물했다.
2003년 2월 2백60개 품목의 의약품에 대한 가격규제가 철폐됐고, 2003년 6월에는 자그마치 3천 개 품목의 의약품에 대한 가격통제가 폐지됐다. 제약회사들이 떼돈을 벌어 갔다.
빚 부담은 고스란히 민중한테 떠넘겨졌다. 노동자와 연금생활자들에겐 27퍼센트의 세금이 인상됐다. 공무원 연금이 삭감됐고 사기업화 정책들이 줄을 이었다.
룰라는 농산물 수출 대기업과 외국 금융채권자와 함께 삼각 동맹을 맺어 왔다. 그 결과 토지개혁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룰라는 목장주와 목재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반환경 조치들을 과감히 추진하려고 한다. 아마존 지역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고속도로를 확장해 열대우림을 50퍼센트 줄일 계획이다.
룰라가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실제로는 미주자유무역지대에 협상력을 갖고 통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떠벌리고 숱한 수사들로 포장했지만 2003년 브라질은 오직 0.6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다시 경제가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문제는 이 성장이 무엇을 통한 성장이냐는 것이다.
적어도 외교 정책 면에서 룰라 정부는 진보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아이티에 브라질 군대를 파병한 사건은 진보라는 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룰라와 대자본의 포옹을 보여 주는 최근 모습은 정부의 연금 개악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네 명의 당내 좌파 의원들을 당에서 쫓아낸 사건이다.
노동자당 선거 운동을 기획했고 재계 엘리트들과 튼튼한 동맹을 맺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 현직 장관들은 지역 전화와 수도 회사, 대중교통 시스템을 사기업화했다. 그리고 그들이 바로 전 보스턴 은행장을 중앙은행장으로 임명하는 데 반대한 의원들을 출당시킨 장본인들이다.
급기야 PT당 지도부는 2004년에는 중도우파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과의 동맹을 공식화했다.
브라질 좌파 가운데 일부는 쫓겨난 노동자당 의원들과 함께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레에 올 사회주의자유당(PSoL)은 그런 좌파 가운데 일부다.
이들이 중요한 사회운동 세력과 노동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여 실질적인 대안으로 비쳐질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1월 30일 오전 ‘자본주의에 맞선 급진적 대안’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워크숍에서 세계 급진 좌파의 방향과 실험들이 평가되고 의논될 것이다. 포르투 알레그레에 가는 분들은 아마 PT에서 쫓겨난 엘로이자 엘레나, 루치아노 젠로 등의 사회주의자유당 지도자들, 프랑스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의 대통령 후보로 1백만 표 이상을 얻은 바 있는 올리비에 브장스노, 영국의 사회주의자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연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자율주의도 주요 논쟁 가운데 하나다. 11가지의 큰 주제 가운데 일부인 계급, 다중, 정당이라는 주제에 관한 워크숍들이 꽤 많다. “권력을 장악하지 않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파티스타민족해방군(EZLN)의 마르코스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율주의는 라틴 아메리카 운동에 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을 장악하지 않고도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영국의 자율주의자 존 홀러웨이( 권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의 저자)와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위의 주제를 놓고 흥미로운 논쟁을 벌일 예정이다.
저항 운동의 화력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운동의 방향과 관련한 쟁점이다.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분위기와 정서는 대규모 행진과 다양한 토론을 통해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 조직위의 발표를 보면, 전쟁저지연합이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주최하는 워크숍은 1천 석 규모의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다양성과 급진화, 투쟁과 대안, 자생성과 전략이 화합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화학적 결합을 통해 운동을 한껏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성찰할 유익한 무대가 될 것이다. 여기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면, 운동과 좌파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디딤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