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시국 선언:
2백여 명이 모여 박근혜 사퇴 위한 행동을 촉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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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경희대, 건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등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이 대학가에서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성균관대, 경북대에서는 교수들까지 시국선언에 나섰다. 시간이 지날수록 폭로되는 박근혜의 부패와 비리 속에 청년·학생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20대 박근혜 지지율은 2.4퍼센트이고 전체 지지율도 17.5퍼센트로 뚝 떨어졌다. 박근혜에 대한 불만 수준으로 볼 때 민란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도 10월 28일 오전 11시 “비선실세 국정 개입 규탄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은 수업시간 중이었음에도 학생 2백여 명이 참여했고, JTBC, EBS, MBC 등 많은 언론의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총학생회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공지함과 동시에 자유 발언 신청자를 받았다. 10명가량의 학생들이 시국선언 지지 발언을 했다.
첫 발언부터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주란 국제학부 학생회장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남한결 사범대 학생회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국민주권을 희롱해 왔다”며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뒤이은 많은 발언자들도 헌법조차 무시하는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발언들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노동자연대 외대모임 회원 박혜신 학생은 정부가 “청년·학생들에겐 스펙, 학점 경쟁 강요하며 중동이나 오지를 가라고 해 놓고 [정유라에게는] 달그닥, 훅만 해도 학점을 얻게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기업 살리고, 안전 팔아먹고, 노동개악 추진하며 청년들의 미래를 위협해 온 장본인”인 “박근혜는 거짓 범벅 사과 녹화 쇼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발언한 필자(중앙동아리 마르크스 정치경제학회 왼쪽날개)는 “경제 위기 속 노동자들에게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 하고 청년·학생들에게는 눈높이를 낮추라 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비선실세들에게 수십억 원씩 돈을 주고, 연설문 고치게 하고, 기밀 문서를 보게 해 줬다”며 “박근혜는 대통령 자격 없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외대 학생들’ 소속의 강민지 이란어과 학생회장은 “차가운 바닷속에 아이들의 외침이 서서히 잦아들 때,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대체 무슨 마음이었는가? 세월호 유가족들이 찬 바닥에서 노숙하는 동안 최순실 일가는 호의호식할 수 있게 해 준 박근혜 정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리고 분노스럽다” 하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김진희 학생도 “세월호, 사드 배치, 고 백남기 농민, 위안부 합의 등 박근혜 정부의 문제는 이미 있어 왔고 이번 부패 비리로 민낯이 드러났다”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최순실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힘차게 큰 소리로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에 대한 분노를 시국선언으로 끝내지 말고 행동으로 이어 가자고 촉구했다.
이미 전개되기 시작한 박근혜 퇴진 운동에 적극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