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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도 청년-노동자 이간질 정책 펴는 박근혜 정부

이 시국에도 지난 15일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악과 연동된 ‘청년실업’ 정책을 내놓았다(‘일·가정 양립 등을 통한 공공부문 청년고용 확대 방안’).

정부는 청년들에게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를 강요하고 있다 ⓒ조승진

방안의 핵심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 전환형 시간선택제 등으로 생긴 일자리에 청년을 충원하고, 임금피크제로 일자리 총 2만 5천여 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규 일자리에는 정규직 충원이 원칙이라지만, 믿기 어렵다. 공공부문은 쓸 수 있는 총 임금이 제한돼 있고, 정부는 충원된 고용에 대한 초과 임금을 2년만 한시적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형편 없다. 최근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10퍼센트도 안 되고,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아예 정규직 전환 계획조차 없다. 또 정부는 앞으로 4시간짜리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청년고용의무 이행으로 인정해 준다고 한다.

수많은 청년들이 ‘공시족’이 돼 공기업·공공기관 취직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안정과 적정 수준의 임금 때문인데 정부는 거꾸로 가려는 것이다.

게다가 청년실업을 명분으로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삭감을 밀어붙이면서, 이런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미르재단에 수백억 원씩 줄 돈이 있어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는 투자하지 않는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로 아낀 재원을 신규 채용에 쓸 리 만무하다.

1백만이 광장을 메운 이틀 뒤 고용노동부 장관 이기권은 지금의 노동개악을 두고 “경영계가 원한 게 100이라면 40도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노동개악이 ‘박근혜 게이트’와 연결돼 비판받는 게 억울하다며 노동개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수많은 청년과 노동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이유에는 박근혜의 온갖 개악에 대한 총체적 불만도 포함돼 있다. 특히, 기업들의 수익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정부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대중에게 떠넘겨 온 것에 불만이 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돈을 갖다 바친 기업들은 피해자가 아니다. 그들은 노동개악 등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위해 박근혜한테 적극 협력해 왔을 뿐이다.

청년 구직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악용해, 노동개악을 추진한 박근혜 정부는 즉각 퇴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노동개악도 중단돼야 한다. 그리고 공공부문에서부터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한편 노동부는 11월 30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계획이 “청년 구직자들을 배려해야 하는 시점”에서 “불법”이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불법”을 운운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박근혜 퇴진 운동에 참가하는 수많은 청년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우는 것이기도 하다. 이 운동은 청년실업 해결은커녕 불안정한 저질 일자리만 늘리고, 임금 삭감을 해 온 정부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따라서 퇴진 운동의 주요 부대인 노동계급이 자신들의 강력한 무기인 파업을 활용한다면, 실업에 고통에 시달리는 청년들도 적극 지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