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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심상정 의원과 함께하는 시국대담’에 다녀와서

11월 2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심상정 의원과 함께하는 시국대담”이 열렸다. 평일 오후 2시였음에도 1백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과 학내 노동자들이 참가해 정의당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심상정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하자마자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심상정 의원에 대한 뜨거운 환대는 정의당이 임금 개악 반대 노동자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박근혜 즉각 하야”를 요구하면서 거리 운동에 적극 동참한 덕분이 크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심상정 의원은 “온 우주가 지원하는 정유라씨를 보며 배신감 같은 걸 많이 느꼈을” 학생들의 심정을 ‘사이다’같은 발언들로 속 시원히 대변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신랄한 폭로로 강연 중간에도 박수가 쏟아졌다.

심상정 의원은 계속된 촛불 시위를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하나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정경 유착 등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염원하는 청년들이 “낡은 기득권 질서를 해체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 것도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정의당은 두 거대 야당과는 달리 노동자 투쟁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특히, 최근 박근혜 위기를 심화하는데 주춧돌 구실을 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도 적극 지지해 왔다. 9월 29일 양대노총 공공부문 파업 집회에서 심상정 의원은 “전경련이 이른바 미르 재단, K-스포츠 재단에 8백억 원을 전광석화처럼 모아다 준 것은 바로 노동법 개악을 위한 청탁성 뇌물”이라 꼬집으며 박근혜 정부와 기업주들의 정경유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은 그날 집회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은 연사였다.

아쉬움

이 날 심상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가 이번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짚으면서도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탄핵소추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탄핵이 ‘공범’ 새누리당과의 공조를 필요로 한다는 점과 지독히 보수적인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 등 때문에 많은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촛불 시위는 처음부터 즉각 퇴진의 염원을 표현해 왔다. 따라서 ‘즉각 퇴진’과 ‘탄핵’이라는 목표가 사실상 같은 것이라는 주장은 모호하게 느껴졌다. 촛불 시위의 적극적 일부인 정의당의 대표로서 심상정 의원이 퇴진을 위한 촛불 시위가 계속돼야 한다고 호소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었다.

한편 “왜 철도 노동자들에게 파업 종료를 종용했나요?”라는 쪽지 질문에 심상정 의원은 “야3당 합의문은 정의당의 자발적인 촉구문”이 아니라 “철도노조 집행부의 고민이 담긴 결의안”이라고 답했다.

비록 나는 내밀한 사정과 내막을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설령 심상정 의원의 설명이 사실이더라도 파업 종료 제안이 과연 적절한 판단이었을까? 노조 집행부가 “파업 정리”를 원했더라도 기층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실제로 기층 노동자들의 반대가 거세서 노조 집행부는 파업을 종료할 수 없었다.) 정의당은 진보 정당으로서 기층 노동자들의 이런 투쟁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려 해야 한다. 더군다나 지금 박근혜 정부와 코레일 사측이 누구보다 파업 종료를 적극 바라고 있다는 점을 따져 본다면 더욱 그렇다.

이제껏 박근혜 퇴진 운동에 잘 부응한 덕분에 심상정 의원이 청년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정의당이 앞으로 주류 야당들과의 공조보다는 노동자·청년들의 투쟁을 대변하는 데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