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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경쟁의 일환인 중국의 우주 개발

11월 19일 중국의 6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우주에서 도킹에 성공한 셋째 나라가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우주 분야에서도 우뚝 서겠다는 중국의 ‘우주 굴기’ 계획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선저우 11호의 발사 및 도킹 성공으로 중국은 유인 우주정거장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 우주정거장은 2024년까지만 운영된다. 중국이 2022년에 우주정거장을 완성하면 2024년 이후엔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가 된다.

시진핑은 올해 4월 24일을 국가항천일(航天日, 우주일)로 지정해, ‘우주강국 건설’을 핵심으로 한 ‘우주의 꿈’ 실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는 자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이데올로기적 효과 외에도 우주 개발과 군사적 목적도 동시에 갖고 있는 다목적 프로젝트이다.

중국이 인공위성을 처음 발사한 것은 문화혁명의 혼란기를 수습한 뒤인 1970년이다. 그리고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처음 실시한 것도 중국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한 1992년이었다. 그 뒤로 중국은 경제 발전과 더불어 우주 개발 계획에 속도를 냈다.

2015년 우주 항공 개발 예산이 가장 많은 국가는 단연 미국(1백90억 달러)이지만, 러시아(56억 달러)에 이어 중국(42억 달러)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주 항공 개발 예산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의 ‘우주 굴기’(?起)는 우주 공간에서 미국과 벌이는 무기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즉, 제국주의 경쟁의 또 다른 측면인 것이다.

‘우주의 꿈’ 이면의 계급 불평등

시진핑이 ‘우주의 꿈’을 추구하는 동안 중국 민중이 갖고 있는 지상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있다. 2015년 세계은행이 발표한 중국의 지니계수는 0.46으로 터키나 멕시코보다 높고, 아시아 대륙에서도 네팔이나 투르크메니스탄보다 높았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2000년 이래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산업화와 경제 발전의 혜택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16년 초 베이징대학교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가 전국 25개 성시의 가정 1만 4천9백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국 민생 발전 보고’를 보면, 중국의 지니계수는 0.73까지 오르기도 한다. 이 수치는 빈부격차로 인한 폭동이 당장 일어나더라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피케티의 수치로 보면, 중국에서는 상위 1퍼센트가 전체 자산의 3분의 1을 소유한 반면, 하위 25퍼센트는 전체 자산의 1퍼센트만 소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소득 상위 10퍼센트와 하위 10퍼센트의 격차가 1988년에는 7.3배였지만 2007년에는 공식 수치로만 23배로 증대했다. 중국 개혁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 부소장 왕샤오루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소득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실제로는 55배 정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했다는 광둥성을 보더라도 상황이 꽤 심각하다. 중국의 1인당 GDP가 8천1백 달러인데, 이보다 못한 인구가 광둥성에서만 4천만 명에 이르고 연간 1천 달러도 벌지 못하는 인구는 1백79만 명에 달한다. (광둥성 전체 인구는 1억 명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부자들의 수는 세계 최대로 늘어났다. 2015년 중국의 억만장자 수가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의 부자 연구소인 후룬연구원은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 1천억 원) 이상인 거부가 5백96명으로 미국의 5백37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우주의 꿈’을 내세우며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2000년 이래 군사비를 매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11퍼센트씩 증액하는 동안 노동 대중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우주 굴기’는 중국 노동자 계급에게 자긍심을 가져다 주는 일이 아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우주 개발 경쟁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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