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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더 큰 단결과 연대를 위해 금속노조에 가입할 예정”

2004년 9월 당시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 탁학수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박일수 씨 투쟁에 합류하지 않으며 사측 입장을 편들었다는 이유로, 금속연맹(현 금속노조)이 현대중공업노조를 제명했다. 탁학수 개인이 아니라 노동조합 자체를 제명한 지나친 처사였다. 그런 점에서 12월 20∼22일 현대중공업노조가 진행하는 금속노조 가입 찬반 투표가 가결되기를 바란다.

현대중공업노조가 12월 20~2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현 노조 집행부는 현수막을 엄청나게 많이 걸었다. “금속노조만이 살 길이다. 이제는 산별이다.” 이런 현수막이 없는 데가 없다. 그리고 방송차를 이용해 출퇴근과 점심 시간에 선동하고 있다. 또, 매일 지단별(부분) 파업을 하고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 교육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대의원들도 출근 시간에 집회를 하고 점심 홍보전을 해 금속노조 가입을 선동하고 있다.

△11월 25일 현대중공업 파업 집회. ⓒ사진 출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우리는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면서 기업노조의 한계를 느꼈다. 회사는 우리를 무시했다. 교섭장에 나오지 않거나, 나와도 전과 같은 얘기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7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 15만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함께한다면 회사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나는 무작정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대중공업노조가 우산이라면 금속노조는 파라솔이다. 파라솔이 좀 더 낫겠지만 나름 약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장점이 훨씬 클 것이다.

사실 조합원들의 금속노조 가입 의사는 매우 컸다. 나는 대의원에 당선한 올해 초부터 “금속노조 가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제기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친사측 조직들은 금속노조 가입 추진을 비난하고 있다. 그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우리 조합비를 금속노조에 바쳐서 노조의 재정 적자가 커질 것처럼 말한다. 올해 잦은 파업으로 조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말이다.

이게 할 소리인가? 자신들이 집권했던 어용노조 12년간 걷힌 조합비가 6백억 원 가까이 된다. 그런데 민주파 집행부로 이월된 돈은 얼마 안 된다. 12년간 파업 한번 하지 않았으면서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는가? 친사측 조직들이 이 점을 전혀 말하지 않으면서 지금 노조가 파업을 많이 한다고 비난하는 건, 자신들이 ‘회사 편’이라는 걸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그들이 내는 유인물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어쩌다 누가 가져오면 찢어 버린다.

이번 금속노조 가입 투표는 잘될 것 같다. 투표자 대비 과반수 투표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일단 조합원 1만 5천여 명 가운데 생산직 8천5백여 명은 대부분 투표하고 찬성을 찍을 듯하다. 그럼에도 더 많은 조합원이 투표하고 찬성했으면 하는 바람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나는 이번 금속노조 가입으로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싸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얼마 전 중식 홍보전에서 이렇게 말했다.(점심 시간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의 3분의 2는 하청 노동자들이다.) “원하청 동지들, 올해에만 하청 노동자 1만 2천 명이 쥐도 새도 모르게 잘렸다. 금속노조에 정규직노조가 가입하면 하청노조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원하청 구분 없이 임금 협상을 같이하면 좋겠다.”

지금 우리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조선업 구조조정에 맞서 최선봉에서 싸우고 있다. 앞으로도 이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투쟁이 매년 노동자 투쟁의 도화선이 될 것 같다. 우리가 선봉에서 싸우겠다. 민주노총 동지들도 함께 투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