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9일 서울시립대 ‘인문사회학회 하울’이 주최한 “박근혜 퇴진 촛불,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직전 탄핵이 가결돼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나는 이 토론회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과 탄핵’를 주제로 발제를 맡아 “탄핵 가결은 아래로부터의 투쟁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황교안 체제 또한 박근혜와 다를 바 없는 ‘그 나물에 그 밥’이므로 박근혜가 켜켜이 쌓아온 악행들을 폐기하기 위해, 그리고 헌재의 빠른 판결을 촉구하기 위해 의회와 독립적으로 대중 투쟁이 퇴진 운동의 주도권을 지니며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대중 투쟁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시민의 힘에 대한 이상론”이라며 내 주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다른 학생은 “대중의 힘은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운동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하며 내 주장을 지지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체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박근혜 적폐 청산을 위해 촛불을 내려놓지 말고 더 싸워야 한다는 내 의견에 공감했다.
새롭게 급집화한 학생들은 불균등하지만 대중 투쟁의 힘과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 퇴진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학생들에게 운동의 전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좌파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