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에서 위증한 이화여대 보직 교수들:
최경희 · 김경숙 · 남궁곤 교수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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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목)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정유라 입시·학사 특혜 비리에 직접 연루된 교수들이 출석했다.
총학생회, 사범대 학생회, 동아리 연합회,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등은 이날 아침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에서 철저히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이사회가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모두 ‘꼬리 자르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이화여대 관계자 중, 이사회 ‘실세’로 지목되는 윤후정 전 명예총장과 류철균 교수는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류철균 교수는 정유라 대리 시험 담당 교수이자 노동계 미르재단으로 지적되는 ‘청년희망재단’의 이사를 맡은 인물이다.
게다가 출석한 교수들은 또 다시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이화여대 학생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최경희·김경숙·남궁곤 교수는 교육부 감사로 밝혀진 것들마저 부정했다. 특혜는 존재하는데 특혜를 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최경희 전 총장은 끝까지 ‘조직적 특혜’는 없었다고 잡아 뗐다.
김경숙 교수와 남궁곤 교수는 서로 말도 엇갈렸다. 누군가는 명백히 위증을 한 것이다. 남궁곤 교수는 "김경숙 학장이 느닷없이 승마 얘기를 꺼내서 직접 인터넷 검색을 해서 정유라가 지원한 걸 알게 됐다"고 했고, 김경숙 교수는 "정유라 뽑으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단지 체육특기자 입시에 몇 개 종목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얘기만 했을 뿐이다"고 했다. 종합해 보면, 정유라의 이름은 얘기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권력자의 딸이 지원했다는 걸 은근히 흘리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압력을 넣은 것이다. 의도적·조직적 행동은 아니었음을 주장해 적어도 법적 처벌 수위를 낮춰보려는 꼼수다. ‘조직적 특혜’가 없었다고 면죄부를 준 이사회의 감사 결과는 이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러나 국정조사 증언들을 통해 정유라 비리가 상당히 조직적으로 벌어졌다는 정황이 더 확실해 졌다. 최경희 전 총장은 최순실을 2차례 만났고, 우병우 장모와도 2차례 만났다. 학생들이 2년 동안 그토록 면담을 요구해도 자리에 없던 총장이 “최순실도 그저 학부모였기 때문에 만났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초등학교도 아닌데 최경희 총장은 임기 내내 도대체 몇 명의 ‘학부모’를 만났을까? 또 만났다면 그들은 누굴까?
김경숙 교수는 비리는 없다면서 “학장의 권한은 면접위원 2명을 추첨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경숙 교수가 추첨해 뽑은 그 체육과학부 교수 2명이 정유라 씨에게 면접 점수를 몰아주고, 정유라 씨보다 서류점수가 높았던 2명에게 낮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 교수들이다!(SBS뉴스).
이렇게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이사회는 최경희·김경숙·남궁곤 교수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
본관 농성 때부터 학생들을 지지한 김혜숙 교수는 “몇몇 부패한 교수들의 문제지 이대 시스템 자체의 문제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총장, 학장, 입학처장이라는 자리는 이화여대 시스템의 핵심이다. 게다가 과연 이들 외에는 아무도 이런 부패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그보다는 사실상 강제할 수단이 전무한 학내 권력자들과, 그들과 수만 가닥의 끈으로 연결된 이 나라 권력자들의 지배가 이런 부패를 낳고 은폐한 것 아닌가.
이번 국정조사에선 이화여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알프스(ALPS)'가 ‘비선 실세 인재풀’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화여대에 1억 원을 기부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 부인이 모두 이 과정 동문인 것이다. 최경희 전 총장은 학생들이 폭염을 견디며 본관에서 농성을 하던 8월에 우병우 장모가 소유한 기흥컨트리 클럽에서 골프 대회를 개최하려 했다. 이화여대 당국은 이런 커넥션을 통해 이득을 보려 했을 것이다. 정유라는 실세들과 이화여대를 이어 주는 하나의 ‘고리’였을 뿐이다.
실제로 국정조사에서 최경희 전 총장과 차은택이 이화여대에서 미르재단 사업이었던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 분교 유치 사업을 같이 논의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전에도 이화여대는 미르재단이 추진했던 K-Meal 사업을 함께 추진한 바 있다.
제2, 제3의 정유라가 나타나지 않으려면 부패한 박근혜 정부와 이화여대 당국의 커넥션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정유라 비리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문제이자 박근혜 정부의 온갖 적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편, 국정조사에서 증인들에게 호통친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온몸을 날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최경희 증인 채택을 막은 장본인들이다. 이런 자들이 절반 가까이 의석을 갖고 있는 국회에 문제 해결을 의존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유라 비리 척결과 부패한 박근혜 정부 퇴진을 위해 이화여대 학생들의 싸움은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