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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비학생 조교 투쟁 승리:
“해고 통보 철회시키고 전원 정년을 보장받았습니다”

서울대 비학생 조교들은 학생이 아닌 직원으로 일했지만 기간제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매년 재개약을 해 왔다. 이제까지 서울대학교 측은 이들의 고용 연장을 해 줬었는데, 서울대가 법인화된 이후에는 5년까지만 계약하겠다고 해 내년 3월부터 대량 해고가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맞서 이 노동자들은 1년 가까이 싸웠고, 최근 해고 통보를 철회시키고 전원 정년을 보장받는 승리를 거뒀다. 얼마 전 서울대 음대 강사들이 복직하기로 한 데 이어 또다시 서울대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한 것이다. 송혜련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교육부장이자 비학생조교 조합원 공동대표를 인터뷰했다.

"비학생 조교 전원이 정년을 보장받았습니다. 전체 조교 수는 3백69명이고, 그중 비학생 조교는 2백70여 명입니다. 이 분들이 다 정년을 보장받게 된 것입니다. 조교는 이제 직원이 됐고, 이 전환 과정에서 임금이나 처우 문제 등은 이후 교섭에서 합의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저는 2008년에 입사해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조합원들 평균이에요. 조합원들 중에는 17년 이상 된 분도 있습니다.

저희는 원래 비정규직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1년에 한 번씩 재개약을 해야 하지만 계속 일은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내년 3월 1일이면 법인화된 후에 처음 임용한 조교들이 5년이 만료되는 시점입니다. 학교 규정상 조교는 5년이 임용 제한이라고 돼 있는데, 학교 측은 저처럼 5년이 되는 조교들에게 내년에 계약이 만료된다는 통지를 해 왔습니다. 저희는 이를 해고 통보라고 생각했고, 올해 1월에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법인화 이전에는 5년이 지나도 계속 고용이 됐는데, 법인화가 됐다는 이유로 고용 연장을 하지 않는 것은 억울하다고 논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노조와 접촉을 했습니다. 대학노조를 통해서 변호사와 상의해서 조사해 보니, 학교 측이 기간제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4월에 대학노조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때는 1백23명이 가입했는데 지금은 1백38명이에요. 7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했어요. 점심마다 모여서 본부를 쫓아 다니며 팻말 시위도 하고, 국정감사 대응, 유은혜 의원실 면담 등을 했습니다. 9월부터는 매일 아침마다 현수막을 펼쳐 들고 팻말 시위를 하며 투쟁을 계속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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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우리 조합원들은 투쟁이라는 걸 거의 모르던 상황이었는데 이제 투사가 다 됐죠. 아직 어색해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전에는 스스로 비정규직이라는 것도 인식을 못하며 살다가 이제 나는 비정규직이고, 노동자라는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대학노조가 앞장서서 학교 내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아낌 없이 지원을 했기 때문에 저희가 투쟁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퇴진 문제와 함께 총장과 정부의 연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학교 측이 여러 압박을 받은 것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가 잘 되는 데서 1등 공신은 학생들입니다. 특히 학교에 ‘비정규직의 소리를 듣는다’는 ‘빗소리’라는 동아리가 있어요. 이 학생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비학생 조교 문제를 학생들에게 알렸습니다.

최근에는 비학생 조교 고용 안정을 위한 서명 운동을 해서 총 3천2백70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서명을 지난 주에 학교 측에 전달했어요. 서명을 한 사람 중에 학생도 있고 교수도 있고 다양했습니다. 이런 연대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학교 측은 서울대에서 이렇게 해 버리면 다른 국공립대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을 거예요. 실제로 인천대에서 비학생 조교들이 저희보다 먼저 교섭을 시작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의 합의가]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전국 국공립대 조교 문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정리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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