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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재명·박원순·반기문의 비정규직 정책:
반동적이거나 아주 불철저하다

한국 인구의 80퍼센트 가까이가 노동계급 사람들이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임금노동자 비중은 3분의 2가 넘는다. 노동(계급) 문제는 한국 사회 개혁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차기 대선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중요 의제가 돼야 한다.

현재 보수 정치권의 선두주자인 반기문은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했지만, 실제 행보와 기반을 보면 ‘진보 반, 보수 반’이 아니라 ‘이명박 반, 박근혜 반’이 정확한 묘사일 듯하다.

“특권 계층이 이 사회에 너무 많다. 심지어 노동계도 특권층이다. 자기 주장만 계속 해대고 그 주장을 하다가 안 되면 거리를 뛰쳐나와 억지를 부리고 하면 대타협이 안 된다.”

낡은 노동귀족론에 권위주의적 발상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인턴제 확대나 ‘해외 자원봉사나 하라’는 따위의 ‘해법’을 내놓는 것으로 이어진다. ‘비정규직 헬조선’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반기문은 반동적이고, 나머지는 부족하고 불철저하다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은 최근 자신의 차기 정권 구상을 담은 《대한민국이 묻는다》(문재인·문형렬, 21세기북스, 2016, 이하 ‘문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노동이나 비정규직 문제가 독립된 항목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그의 당내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노동 존중 특별시장’을 자처하는 것이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거의 동시에 발간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이재명, 메디치, 2016, 이하 ‘이재명’)에서 적은 분량이지만, ‘노동소득’을 독립된 한 장으로 다룬 것보다도 성의가 없는 것이다.

문재인은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공공부문 일자리 대거 창출을 주장한다. 독일과 스웨덴 등지의 최신 일자리 90퍼센트가 모두 공공부문 일자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 위기 시대에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일자리들이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여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진 않다. 지금도 공공부문이 비정규직 차별의 온상 중 하나인데 말이다. 노동시간 단축 얘기도 구체성이 없다.

그는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하는데, 경제 위기 시대에는 그런 계급타협책이 쉽지 않다. 분배의 원천인 성장을 위해 착취율을 올리고자 하는 기업주들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와 민주당이 박근혜 정권 내내 국회에서 보여 온 태도다.

문재인과 이재명 둘 다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규제해 일자리를 늘리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확립을 핵심 과제로 제시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기존 장시간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이나 노동강도 강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 불분명하다. 또한 주당 52시간은 현행 근로기준법 기준으로도 연장근로인데, 이를 노동시간 제한 기준으로 삼자는 것은 한참 부족해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산하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대거 직접고용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예산 통제를 이유로 임금과 복지 등에서는 차별이 유지된다. 박 시장이 박근혜 정부와 정면 대결하지 않고, 주어진 틀 안에서 개선을 추구해 온 탓이다. 이런 어중간함이 퇴진 운동 국면에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한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비정규직 정책은 그동안 민주노총이나 진보·좌파 정당들이 개혁 과제로 제시해 온 것들보다 온건하고 철저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