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성장과 가능성을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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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브라질로 가기 위해 40여 시간을 비행하는 동안 나는 ‘전 세계에서 온 10만 명이 넘는 좌파들의 모습은 어떨까’,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의 방향에 대한 논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대중봉기가 일어났던 라틴아메리카의 분위기는 어떨까?’ 등의 생각으로 내내 흥분된 상태였다.
역동적이고 급진적인 활동가들이 20만 명이나 참가한 개막행진은 내 기대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조그마한 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의 도로를 가득 메운 행진 참가자들은 붉은 깃발들을 휘날리며 ‘전쟁반대’, ‘자본주의 반대’,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 ‘부시와 샤론은 학살자’, ‘팔레스타인 만세’ 등의 구호를 흥겨운 북과 피리소리에 맞춰 외치며 흥겹게 행진했다. 4차 세계사회포럼에서 12만 명이 참가한 데 비해, 2001년 1차 세계사회포럼에서 1만 5천여 명이 참가한 데 비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5차 세계사회포럼의 시작을 알린 개막행진은 국제적 반전·반자본주의 운동의 급속한 성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포럼에서 진행된 토론과 논쟁 역시 아주 유익했다. 브라질 노동자당과 룰라 대통령에 대한 회의감으로 브라질에서 인기있는 자율주의에 대한 논쟁, 세계사회포럼의 방향에 대한 논쟁은 운동내 중요한 논점을 보여 줬다.
‘21세기 혁명’과 ‘자본주의에 맞선 급진적 대안’과 같은 상당히 좌파적인 포럼에 많은 라틴아메리카 청년들이 참가해 젊은이들의 급진화와 대안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가 연설한 토론에서도 남미 청년들의 다른 세계에 대한 강한 열망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대형 체육관을 가득 메운 2만여 명의 젊은이들은 ‘제국주의 타도, 사회주의 만세’ 와 ‘룰라가 개혁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브라질을 멈춰버릴 것이다’라는 희망찬 구호들을 연호해 운동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 줬다.
5차 세계사회포럼에서 3월 20일 전 세계 반전행동이 반전총회에서 결정됐다. 전 세계 반전활동가들은 미국의 지배자들이 이라크에서 곤경에 처해 있고 지배계급 내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며 “진정한 이라크 문제의 해결책은 국제반전운동세력이 갖고 있다”고 참가자들의 사기를 높여 줬다.
나는 세계사회포럼에서 운동의 국제적인 성장을 확인했다. 브라질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3월 20일 이라크 점령반대, 한국군 철수를 위한 운동을 대학에서 건설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나날이 급진화하고 있는 전 세계의 청년들과 함께 쟁취해야 할 세상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강영만(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