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19일:
‘인종차별 반대 국제 공동 행동’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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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정한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 21일)을 즈음해서 국제 공동 행동이 조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개국에서 국제 공동 행동이 벌어졌다.
그리스에서는 국제 공동 행동을 처음 제안한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KEERFA)가 해마다 수만 명 규모의 시위를 조직해 왔고, 올해도 큰 규모로 치러질 듯하다. 그리스의 좌파들은 분열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데, 인종차별 반대와 난민 방어 쟁점은 좌파들이 드물게 단결을 도모하는 쟁점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위기감이 크다. ‘정장 차림의 파시스트 정당’인 국민전선의 대표 마린 르펜이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르펜은 주류 정치권의 긴축 강요와 부패를 비난하고 이를 무슬림 혐오, 인종차별과 결합시키며 지지율을 지난 몇 년간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인종차별 반대 운동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찰의 흑인 청년 강간에 항의해서 파리의 학교 16곳에서 학생 2천 명이 교문을 봉쇄했다. 2월 25일 서부 도시 낭트에서는 2천 명이 마린 르펜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난민 거주 지역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행동도 벌어졌다.
3월 19일의 ‘정의와 존엄성을 위한 행진’은 이런 흐름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3월 15일 총선에서 인종차별적 극우 정당인 자유당(PVV)이 사상 처음 제1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자유당 지도자 빌더스는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 꾸란과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난민을 추방하겠다고 떠들고 있다.
선거 직후에 개최될 국제 공동 행동은 이런 자유당에 맞서 이주민을 방어하는 운동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현지 활동가는 “1980년대 이래로 해마다 이 시기에 시위를 조직했지만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전국에서 수만 명 규모의 행진을 조직한 ‘인종차별에 맞서자’가 올해도 대규모 행진을 조직하고 있다. 비교적 강력한 좌파 정당과 인종차별 반대 운동 덕분에 다행히도 극우 세력은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인종차별적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인 영국독립당은 고배를 마셨다. 영국독립당은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 표가 많이 나온 지역구를 노렸지만 노동당에 패배한 것이다.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한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지 못하고 인종차별에 찌든 사람들’이라는 일각의 설명이 엉터리임을 보여 준다.
이밖에도 오스트리아, 폴란드, 스위스, 덴마크 등지에서 국제 공동 행동이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도 3월 19일 오후 2시 보신각 앞에서 ‘2017 세계 인종차별철폐의날 기념대회’가 열린다. 공동 주최 단체인 이주공동행동,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재한베트남공동체 등은 “인종차별과 혐오 OUT!”,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며 미등록 이주민 단속, 추방 중단과 합법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연초 미국의 트럼프 반대 운동은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이주민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소수가 아님을 세계적으로 과시한 바 있다. 3월 18~19일 국제 공동 행동은 이런 목소리를 더 많은 나라로 확대하고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