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본부 점거 폭력 침탈한 학교 당국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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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3월 11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이 발표한 성명이다.
박근혜가 파면돼 많은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잠들어 있었을 오늘 새벽 6시 30분, 서울대 당국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점거 중인 행정관을 침탈했다. 침탈 과정에서 학교 당국이 보인 폭력적인 행태는 경악스러울 정도이다.
교직원과 용역 2백여 명이 모여 사다리차까지 동원해 마치 경찰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침탈을 시도했다. 저항하는 학생들을 사지를 들어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두 명은 혼절해 응급차에 실려 갔다. 많은 학생들이 찰과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당했다. 당연히 본부를 점거하는 학생 중에는 여성들도 많지만 남성 직원들이 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내동댕이 쳤다.
지금도 본부 건물 4층에 학생들 10여 명이 있지만 학교 측은 이 학생들에게 식사를 전달하는 것조차 가로막고 있고, 남아 있는 학생들까지 강제로 끌어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4층에 있는 학생들에게 물과 음식을 전달하러 가려는 학생들에게 소화전의 물을 이용해 물대포까지 쐈다.
이번 침탈 과정을 통해 서울대 당국과 총장 성낙인이 얼마나 뻔뻔한 거짓말쟁이인지 다시금 드러났다. 성낙인은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비민주적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 사과했었다. 학교 당국은 바로 직전까지도 겉으로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했지만 뒤로는 학생들이 수업도 없는 토요일 새벽에 폭력적으로 학생들을 탄압했다.
학교 당국은 1백5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점거 때문에 행정의 차질이 벌어진다며 본부를 침탈했다. 그러나 시흥캠퍼스가 추진되는 것이야말로 대학의 미래에 큰 문제를 가져 올 일이다.
시흥캠퍼스는 서울대의 학벌을 팔아 부동산 투기자본과 연계해 돈벌이를 하겠다는 사업이다. 수익성을 위해 부유층을 위한 실버타운, 키즈카페, 호텔을 짓겠다며 대학 기업화를 부추기는 시흥캠퍼스 추진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수익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내팽개치며 추진되는 정책을 막지 않는다면 다시금 이와 같은 정책이 반복될 것이다.
학교 당국의 폭력적인 침탈은 많은 학생과 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대 당국이 본부를 침탈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전국의 학생 단체들과 민주노총 등 사회 단체 91곳이 공동 연서명을 발표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박근혜식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맞서 점거 투쟁을 한 것이 박근혜 퇴진 운동으로도 이어졌듯, 비민주적, 친기업적 대학 구조조정은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유산 중 하나이다. 박근혜 정부가 파면되고, 박근혜의 유산을 일소하자는 정서가 큰 상황에서 서울대 당국의 행태는 더욱 큰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다.
학교 당국은 본부 침탈을 중단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