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2천 명이 ‘폭력 침탈 규탄, 총장 퇴진’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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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면 이튿날 새벽 서울대 당국이 벌인 본부 점거 폭력 침탈은 큰 공분을 사고 있다.(관련 기사 : 본부 점거 폭력 침탈한 학교 당국 규탄한다) 성낙인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학생 서명에 하루만에 3천5백 명이 참가했고, 졸업생 서명에도 1천 명 이상이 참가했다.
3월 13일 본부 앞에서 열린 본부 점거 폭력 침탈 규탄 집회에도 학생 1천4백여 명이 참가했다.(연인원 2천 명) 본부 앞 광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어떻게 대학 당국이 이런 폭력을 휘두를 수 있냐며 규탄했다.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남성] 직원들은 여성들의 몸을 붙잡고 끌어냈습니다. 성추행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 후에 경찰도 물대포를 쏘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물대포라니 말이 됩니까.”(음대 조수헌 학생회장)
“정말이지 이런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분노스럽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화학부 16학번 학생)
침탈 당시 폭력을 겪은 당사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학생들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지를 붙들려 끌려나가고, 피를 흘릴 정도로 부상을 당한 학생들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술 냄새를 풍기던 직원은 학생들이 ‘술 먹은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술 먹은 게 어때서” 하며 뻔뻔하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이 소화전을 끌어와 학생들에게 물대포를 직사하던 장면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학교 당국은 자신들은 점거 농성장을 침탈한 것이 아니라 이사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대포를 쏜 것도 학생들이 본부로 재진입 하려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분사된 소화기의 분진을 청소하려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소화전의 물을 직사하던 장면은 영상으로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학교 당국의 이토록 뻔뻔스러운 태도는 학생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총장 성낙인은 박근혜가 임명한 사람이라 그저 비민주적인 줄만 알았는데 학생들에게 물대포를 쐈습니다. 아주 자기를 임명한 박근혜와 똑같은 자입니다.
“성낙인 총장은 날치기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해 놓고 이미 체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얄팍한 논리로 실시협약 철회는 불가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뽑았던 대통령도 퇴진시켰습니다. 실시협약이라고 그러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여기 모인 사람보다 두 배, 세 배 더 모여서 실시협약 철회시키고 주범이었던 성낙인 총장까지 퇴진시킵시다.”(서울대 본부점거본부 이시헌 정책팀장)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정문으로 행진을 해 “서울대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의미로 근조 화한 앞에서 결의문을 읽고 다시 본부 앞으로 이동해 천막을 차렸다. 학생들은 침탈로 빼앗긴 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며, 매주 월요일 집회를 열고 4월 4일에는 학생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학교 당국의 폭력적인 침탈 과정에서 본부 점거는 해제됐지만 학생들의 투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 학교 당국의 침탈에도 불구하고 본부점거본부 지도부가 4층 점거를 해제하지 않았다면 투쟁에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공분이 크고 투지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학교 당국에 반격을 가할 기회는 열려 있다. 폭력적인 탄압에도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철회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