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서울의료원은 부당 계약해지 철회하라

이동환 씨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 조합원이자 서울의료원 비정규직 노동자인데, 무기계약 전환을 앞두고 사측한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동환 조합원은 이에 항의해 3월 20일부터 서울 시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이동환 조합원

이동환 조합원은 서울의료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는데 2015년 3월 8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2016년에는 별도의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자동 연장돼 근무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계약기간 자동 연장은 1년으로 보고 있어, 이동환 조합원의 계약 만료일은 2017년 3월 28일이다. 그런데 서울의료원 사측은 계약 만료 직전인 2017년 2월 28일에 계약 만료일을 2017년 3월 8일로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이동환 조합원에게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의료원 사측은 이번 일을 “계약 만료에 의한 계약 해지”라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계약 만료일 전에 계약 해지를 했고,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정부 방침을 어긴 것이다.

이동환 조합원이 부당하게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애초 2011년 서울시의 ‘일자리 찾기’ 자활프로그램으로 서울의료원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게 됐다. 당시 “서울시와 병원장은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 시켜 준다고 약속”했는데 2014년부터 3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을 하더니 그해 말에 이동환 조합원을 포함한 10여 명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그러다 2015년 재공고로 계약직으로 다시 들어오게 됐는데 이번에 또다시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것이다.

서울시는 사태 해결에 나서야

이동환 조합원이 하는 환자 이송 업무는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지시를 잘 수행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 숙련도가 필요한 업무로 환자의 건강권과 직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발표한 ‘노동혁신 대책’에서 ‘상시지속,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시·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3퍼센트 이하 감축’안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대표적 공공의료 기관인 서울의료원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는커녕,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으려고 계약직 노동자를 임의적으로 해고하고 그 자리에 다시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임금을 지급해 왔고 더 나아가 일명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 불안을 야기해 왔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시정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서울의료원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차별시정 구제신청을 한 이동환 조합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약속해 왔다. ‘서울시 노동혁신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노력해야 함에도, 서울시는 이 사태에 대해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4월 14일 시청 앞에서 서울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대책”과 관련해 서울시의 실질적 조처를 바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서 이동환 조합원의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동환 조합원은 이제 더는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2년 동안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되겠지 기대하며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또다시 일방적으로 해고하다니 50이 넘은 가장에게 죽으라는 말이죠. 노동자는 죽든 말든 상관없고, 자기들 잇속만 차리면 된다는 병원 측에 화가 나서 싸울 결심을 했습니다.

“서울의료원은 복수노조인데 다행히 민주노총 소속인 새서울분회에서 저희와 같은 비정규직과 함께 하니 저도 힘을 내서 싸우고 있습니다. 꼭 복직해서 비정규직도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서울의료원은 이동환 조합원 계약해지를 즉각 철회하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서울시 노동혁신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