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위 석방·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중단 3차 문화제:
연휴에도 A대위 석방 촉구 목소리가 국방부 앞에 울려 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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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용산 국방부 앞에서 ‘육군 성소수자 색출 중단! A대위 석방을 촉구하는 3차 문화제’가 열렸다. 징검다리 연휴임에도 1백30여 명이 모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성소수자 단체들뿐 아니라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 여성위원회, 노동자연대와 성공회대 총학생회 등 학생회도 함께 참가했다.
이날은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다. 집회 내내 유력 대선후보들의 “동성애 반대” 망언을 비판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발언자들은 이런 망언에 분노하면서도 새 정부가 들어서도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군형법 92조6 폐지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얘기했다.
첫 발언자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유력 대선 후보들의 ‘동성애 반대’ 발언을 비판하며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종교계·안보계 등을 신경 쓰며 차별금지법[제정]도 눈치 보는 것에 좌절했다”고 했다. “정치인에게 1백 퍼센트 희망을 걸지 않지만, 우리의 일상이 위협받지 않도록 좀 더 나은 사람과 정책에 투표하자”고 호소해 참가자들이 크게 호응했다.
얼마 전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에 관해 대선 후보들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군형법 92조6 폐지를 밝힌 심상정, 김선동 후보와 달리, 문재인은 “헌재의 결정을 봐야”한다며 폐지를 분명하게 지지하지 않았다.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시도에 대해서는 비판하긴 했지만, 여전히 “군대 내, 특히 영내 동성애 허용은 동성 간 성희롱과 성추행의 빌미가 될 수 있”(문재인 페이스북)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군대 내 동성애와 성추행을 섞어버리는 것은 군형법 92조6의 내용이고 그 법에 근거해 군대 내 성소수자 색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이 담고 있는 문제 있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뒤이어 군 복무를 마친 ‘예비군’ 성소수자, 사회복무 요원으로 복무 중인 성소수자, 애인이 군 복무 중인 성소수자 등 용기 있는 발언자들이 연단에 섰다. 국방부 앞에서 참가자들이 “나도 잡아가라!”고 외치자 참가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얼마 전 고려대에서 대선 후보들의 ‘동성애 반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는데, 문화제에 참가한 고려대 학생이 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김태욱 변호사는 A대위에게 영장이 발부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약자’에게만 강한 사법체계를 비판했다. 그는 “곳곳의 투쟁 사업장을 보면 법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많고, 있는 법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국방부 앞 성소수자들만이 아니라 “광화문에서도 노동자 6명이 농성 중”이라며 “계속 함께 저항하자”고 했다.
문화제는 군복을 입은 성소수자 합창단 지보이스의 활력 넘치는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국방부 주변을 행진하며 “A대위 석방하고 장준규(육군참모총장)를 잡아가라!”, “동성애가 범죄냐 나도 잡아가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A대위 구속과 계속되는 수사로 실제 많은 동성애자들이 “군대에 가기 두렵다, 걱정된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금 당장 A대위는 석방되고 군형법 92조6은 폐지돼야 한다. 구속된 A대위의 첫 재판이 5월 16일(화) 오후 2시에 열린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날 선고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무지개버스를 운영해 많은 사람들이 재판을 방청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A대위 석방과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 시도를 중단시키기 위해 끝까지 관심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