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과 정규직화를 위한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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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조들(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이 6월 30일 하루 파업을 하고 서울로 상경해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집회에 합류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29일에도 파업을 하고 각 지방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총 같은 사용자 단체나 우파 언론들은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이 과도하다고 비난한다. 친문재인 인사들도 ‘지금은 문재인 정부를 도울 때이지 흔들 때가 아니’라며 파업을 못마땅해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려고 싸우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학교 현장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해 온 노동자들은 의당 정규직화와 임금 인상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
더구나 문재인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선언했다. 학교비정규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정부 통계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약 70만 명 중 35만 명).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허구”라는 노동자들의 지적이 타당한 이유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꼬집고 있다. 전체 학교비정규직의 40퍼센트에 이르는 학교회계 직원들의 압도 다수가 무기계약직인데, 정부 대책에는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방안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국가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용섭은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은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돼 있지만, 임금과 각종 처우 수준은 정규직에 한참 못 미친다. 학교 무기계약직 임금은 정규직 대비 평균 약 6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똑같은 기본급을 받기 때문이다. 기본급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호봉제가 적용되지 않아, 일을 하면 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진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2011년부터 근속수당의 일종인 장기근무가산금이 신설되고 인상돼 왔지만,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후 3년 차부터 받을 수 있고, 이마저도 상한 근속(18년)을 넘으면 추가 인상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에서 차별이 따른다.
10년 차 노동자의 근속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비교하면, 학교비정규직도 정규직의 20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속수당 5만 원 신설(정규직 공무원의 50퍼센트 수준)을 파업의 핵심 요구로 외치는 이유다.
무기계약직의 한계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무기계약직의 한계를 그 누구보다 몸서리칠 만큼 느껴 왔다. 기간제와 무기계약직의 임금이 똑같고 승진, 승급조차도 없는데 무기계약직을 어떻게 정규직이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 선언문 중)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교육부는 1년 이상 근무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고 상시·지속 업무의 경우 신규 채용 시 무기계약으로 채용할 것을 지침으로 발표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1년 이상 근무자의 무기계약 전환율은 41.6퍼센트이고, 신규 무기계약직 채용 비율 15.7퍼센트다. 여전히 1년 단위 계약이 반복되고 있으며 교체 사용 관행도 그대로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 돌봄 등에서의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기간제법 제외사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무기계약 전환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노동자들은 이런 조건을 개선하려고 투쟁에 나섰다.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교육재정 예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임금·조건 개선을 위해 과감하게 재원을 투여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오래 요구해 온 교육공무직법 제정도 즉각 추진해야 한다.
2012년부터 매해 파업 투쟁을 벌이며 노동조건을 개선해 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 전국적으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요구 쟁취를 위한 좋은 출발이다.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시대에,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