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전교조 전임 요구 수용하고 세월호 시국선언자 징계위 회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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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경기도교육청은 전교조 전임 요구자 3명과 세월호 시국선언자 4명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전교조 경기지부와 참교육전교조지키기 경기공대위, 징계 당사자 4명 등이 이에 항의해 아침 8시부터 홍보전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에 경기도교육청은 전교조 경기지부장을 포함해 전임을 요청한 4명의 교사를 해직시켰다. 전임 휴직 승인에 대한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음에도 ‘진보 교육감’이라는 말이 무색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재정 경기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후속 조처를 그대로 따랐다. 정권이 교체됐는데도, 이재정 교육감은 올해 전임 요구자들에 대해서도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다만, 이날 열린 징계위원회는 징계 여부 결정을 대법원 판결 뒤로 미루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전임을 인정한 서울·강원·세종·경남 교육청과는 대비된다.(교육부가 이들 교육청의 전임 승인을 직권 취소하고 징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9시로 예정된 징계위원회 소집에 항의해 아침 8시부터 비를 맞으며 항의 행동에 나섰다. 그런데 교육감 취임 3주년 기념 행사를 한다며 돌연 징계위를 10시로 미루고는 징계 당사자들에게 통보도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조 전임 승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칼끝에 서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진보 교육감이 휘두른 해고의 칼에 나는 피를 흘리고 있다. 교육감은 벌써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전교조를 두고 정치적 계산기 두드리고 있는가. 박근혜와 함께 적폐 청산 대상이 되든지, 진보 교육감 권한을 행사하든지 당장 선택하라.”
징계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동안 징계 당사자 4인은 교육청 안 징계위원회의장 앞에서 연좌 시위를 했다. 그런데 도교육청 현관과 교육감실 앞에는 스크린 도어가 설치돼 있어 자유로운 출입을 제한했다. 아마도 과거에 교육감실 점거 농성을 당한 뒤 설치했으리라. 진보 교육감이 강조하는 소통과 민주적 분위기는 도교육청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편, 경기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시국선언/박근혜 퇴진 선언에 참여한 교사 한 명에 대해 이미 “불문” 처리를 한 바 있다. 당시 징계 의견서에는 시국선언의 의의를 평가하며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적시했다. 그런데도 나를 포함해 동일한 사안 관련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소집하는 이유는 뭔가.
전임자 승인 문제를 대법원 판결 뒤로 미룬 것도 문제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대선 때 약속하고도 감감 무소식인 문재인 정부에 있다. 노동부 행정조처로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대법원 판결 뒤로 이 문제를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 ILO 협약을 비준해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전교조 합법화가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재정 교육감이 소통과 민주주의를 말하려면, 세월호 시국선언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을 중단하고, 전교조 전임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