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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생-비정규직 노동자 공동 기자회견:
시급 830원 인상 못하겠다는 학교 당국 규탄하다!

7월 27일 목요일 오전, 연세대학교 백양로 삼거리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이하 연세대분회) 소속 청소, 경비, 주차 노동자들과 연세대 학생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노동자들은 학교 측이 임금 인상 요구를 깡그리 무시하고 한 달 가까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한편 이화여대 등 다른 대학 노동자들이 시급 8백30원 인상을 쟁취한 사실에 자신감도 높아진 듯하다. 연세대와 고려대, 홍익대 학교 당국은 서로 눈치를 보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백양로 삼거리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이기원 연세대분회장과 조합원들은 경과보고 발언에서 분노를 쏟아냈다.

“7월 5일 우리가 한 것은 총장님 차 앞에 주저앉은 것 밖에 없어요. 우리가 본관을 찾았을 때 우리를 어떻게 대했습니까!”

[조합원들 일제히] 문전박대요!”

“7월 10일 이화여대는 파업에 돌입했어요. 7월 18일 덕성여대, 광운대 시급 830원 약속했습니다. 7월 19일 이화여대는 농성 9일 만에 원청이 8백30원 약속했습니다. 대세가 뭔지는 분명합니다!”

연세대 청소, 경비, 주차관리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개무시’로 일관해 온 학교 당국에 맞서 본관 앞 집회, 총장 공관 출근 투쟁 등을 진행해 왔다. 학교는 본관 문을 걸어 잠갔다. 출근하는 총장에게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총장의 차 앞에 주저앉았을 때, 김용학 총장은 얼굴 한번 비추지도 않더니 노동자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했다. 총무부처장은 노동자들이 총무처에 항의방문을 갔을 때, 책상 밑에 숨기도 했다.

이처럼 노동자들을 문전박대한 연세대학교 당국은 7월 초 (보통 사람들을 위해 아무 것도 공헌한 것이 없는) 반기문에게는 ‘글로벌 사회공헌원’ 명예원장직과 사무실을 제공했다.

노동자들은 7월 25일부터 총무처에서 철야농성을 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학교는 송도 캠퍼스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핑계를 댔다. 그러나 노동자, 학생들은 한번도 송도 캠퍼스를 지으라고 한 적이 없다. 게다가 지금의 학내 청소, 경비, 주차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최저 생계비에 비교해 봐도 턱없이 부족하다.

농성 중인 연세대 노동자들 “우리는 용돈을 올려 달라는 게 아니다. 생활비를 벌러 다니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위강전 대학노조 연세대지부 사무국장도 참석해 연대발언을 했다. “근무하면서 동지들이 투쟁하는 소리를 듣고 마음 속으로 응원해 왔습니다. 연세대학교는 겉으로는 세계 1백 대 대학이니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썩어 있습니다!” 대학노조 연세대지부 조합원들은 대부분 교직원들과 행정 조교 등인데 사실상 ‘중규직’ 대우를 받고 있다.

연세대 학생행진 홍현재 학생은 학교의 우선순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는 예산을 핑계로 노동자들 임금 인상 요구를 묵살합니다. 그러나 본질은 예산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그 우선순위가 문제입니다. 연세대의 태도는 너무나도 무책임합니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김종현 동지도 학교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학교 재정이 모자라다는데, 연세대는 우리나라에서 돈이 제일 많은 사립대 중 하나입니다. 학교 측은 송도캠퍼스 비용 때문에 돈이 없어서 임금 못 올려 준다, 심지어 깎고 싶다고 말한답니다. 노동자들이 송도캠퍼스 지어 달라고 했습니까? 지금 학교 측은 기부금 4백억 원을 받고, 강서구에 빌딩도 지으려 한답니다. 이런 돈을 왜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쓰지 않는 것입니까!”

기자회견 후 퍼포먼스

이날 학교 측은 건물 안에 숨어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신원을 사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 촬영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이에 대한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학교 측은 결국 기세에 밀려 사진을 전부 지워야 했다.

연세대학교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이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