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치러진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임원 선거 1차 투표에서 우파를 대표하는 ‘새희망’의 강상호 후보 조가 1위로, 자민통 경향의 ‘민주현장’ 고영채 후보 조가 2위로 결선에 올랐다.
총 네 팀의 후보 중 김성락, 이종대 후보 조는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이번 선거는 좌파를 자처했던 전대 김성락 집행부가 비정규직 동료들을 노조에서 쫓아내고, 정규직·비정규직 모두의 임금·노동조건 후퇴를 낳는 배신적 합의를 반복한 것에 노동자들이 반감을 나타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반감은 반사이익을 얻은 우파의 부상으로 나타났다.(선거관리위원회의 1차 집계 결과. 확정된 결과는 16일 발표된다고 한다.)
뻔뻔스럽게 또다시 지부장 후보로 출마한 김성락 전 지부장은 속 시원하게도 1차 투표에서 떨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안겨 줬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와 투쟁성을 배신한 데 대한 심판이다.
‘금속노동자의힘’과 온건파 ‘더불어’가 연합해 출마한 이종대 후보 조도 4위로 낙선했다.
‘금속노동자의힘’은 노조 분리 이후 김성락을 조직에서 제명했다. 그리고 김성락 전 지부장의 배신에 공동 책임이 있는 자들의 일부가 김 전 지부장과 함께 탈퇴하지 않고 내부 분란을 일으키다 집단 탈당을 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2차 투표는 오는 20일 치러진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조 가운데 ‘새희망’의 강상호 후보 조는 민주노조운동의 투쟁적 전통과는 다른 전통에서 온 우파적 인사다. 이들은 이번에도 좌파를 겨냥해 “선명성 과시와 모험주의 착각과 오만의 시대를 걷어 버리”겠다거나 금속노조 분담금 납부를 중단해야 한다는 반동적 선동을 하고 있다.
김성락 집행부의 배신과 후퇴가 바로 이런 우파 세력의 부상에 길을 터 준 것이다.
기아차 현장 투사들은 2차 투표에서 우파를 막는 차선책으로서 다른 선본에 투표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박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