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출범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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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서울광장에서 민중당 광장 출범식이 열렸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분열과 박근혜 정부의 탄압의 여파로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으로 갈라졌던 자민통 경향이 통합 정당을 만든 것이다.
광장 출범식에는 민중당 당원 5천 명 이상(주최측 발표 1만 명)이 모였다. 많은 당원들이 당 색깔에 맞춰 옷을 입고 모였고, 행사 진행에 따라 응원봉을 두들기며 열심히 호응하는 게 꽤 활력 있어 보였다. 홈플러스, 학교비정규직, 건설 노동자들이 규모 있게 대열을 이뤄 참가하고 행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두루 알다시피, 이 나라 지배자들은 자민통 계열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아 그들의 제도 정치권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크다. 벌써부터 주류 언론들은 민중당이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그러나 양대 부르주아 정당들이 공식 정치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그 왼쪽에서 노동자·민중의 정당을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축하할 일이다.
민중당 출범은 자민통 계열이 결집해 처음으로 합법적 독자 정당을 건설한 것이다. 이런 정당 건설은 적어도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에는 추진돼야 했을 텐데, 그간 자민통 계열은 상설연합체나 진보대통합당 건설을 시도하며 번번이 시간을 까먹은 감이 있다. 지금이라도 민중당이 출범한 건 좋은 일이다.
광장 출범식에서 민중당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전쟁 위협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런 주요 쟁점들을 둘러싼 공동전선들에서 민중당이 다른 진보·좌파들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민중당이 이번 출범식에 정의당을 초대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