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의 사회주의자가 전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성결혼 국민투표 승리! 그러나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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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인 솔리다리티의 회원 미로 샌더브가 동성결혼 국민투표 승리 소식을 전한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에 투표하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축하 집회들이 터져 나왔다.
61.6퍼센트에 이르는 압도적인 찬성 투표는 매우 강력한 동성결혼 지지 여론을 보여 준다. 수 년간 캠페인을 벌인 결과다.
이번 투표는 직접 투표 대신에 각자 자진해서 우편 투표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투표할지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79.5퍼센트로 엄청났고, 오늘날 대부분 나라의 총선 투표율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결과를 법에 반영하려면 의회에서 논의와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전까지는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하원 의원들은, 성직자가 동성결혼의 주례를 거부하고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법의 허점을 만드는 데 골몰해 있다.
이 논쟁은 현 보수 정부를 분열시킬 것이다. 강경 우파는 차별금지법의 예외조항을 확대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종교의 자유라는 외피를 쓰고 동성애 혐오가 계속되도록 허용하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싸움은 그 어느 곳보다도 오래된 전장 중 하나일 것이다. 2004년 존 하워드가 이끄는 보수 정부가 노동당의 협조로 동성결혼을 불법화한 이래 13년이 흘렀다.
주류 정당들은 몇 년 동안 이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 왔다. 2007~2013년에 집권한 [두 번의] 노동당 정부들은 동성결혼 도입을 거부했다. 만약 노동당이 당시 당론으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했다면, 의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됐을 텐데 말이다.
양보
현 보수 정부는 의회 표결을 실시해 동성결혼을 즉각 합법화할 수도 있었다. 그 대신 정부가 우편 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정부 내 동성애 혐오자들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이는 동성애 혐오를 정당화하고 동성결혼 반대자들에 힘을 실어 주고자 고안된 또 다른 지연 전략이었다. 그러나 또한 동성결혼에 대해 뭔가 조처를 취하라는 압력 속에서 정부가 체면을 지키려고 실시한 것이기도 했다.
수만 명이 찬성 캠페인을 위해 전국 곳곳에서 활발한 시위를 벌였다. 이는 수년 동안 가장 컸던 LGBT+ 권리 시위들이었다.
공식 캠페인이 대부분 초점을 찬성 표 조직으로 좁게 맞췄지만, 동성애 혐오 일반에 제동을 걸고자 한 몇몇 시도들도 있었다.
건설 노동조합인 CFMEU(건설·삼림·광업·에너지 노동조합)은 이 쟁점을 토론하는 작업장 모임을 열었고, 작업장 내 동성애 혐오에 도전하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며 노력을 기울였다.
보수 우파들은 우편 설문 과정 동안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선동을 퍼부었다.
동성결혼 반대 측은 동성결혼 쟁점을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포괄적 이슈와 연결지으려 했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급진 젠더 이론”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공포심을 부추겼다. 이들은 앞서 LGBT+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 방지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찬성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원상복구를 요구했고, 찬성 캠페인의 주류가 이러한 광범한 쟁점들을 전면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쟁점을 제기하는 것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물타기를 막는 것과 함께 아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