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전교조 연가 투쟁:
전교조 교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지지부진한 ‘교육 개혁’에 항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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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에 전교조 조합원 2천여 명이 모여 ‘법외노조 철회, 노동기본권 쟁취, 성과급-교원평가 폐지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연차(와 조퇴)를 내고 집회에 참가해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 교육 적폐 청산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 교사는 촛불 덕분에 등장한 정부에서도 박근혜 정부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문재인 정부에게 할 말이 참 많아요. 연차를 내고 오는데 교육부의 ‘복무관리 지침’이라며 집회에 참석하는 것이냐고 꼬치꼬치 캐묻는 겁니다.”
경기도의 한 교사도 연차 휴가를 제출했지만 교장이 결재를 해 주지 않아 무단 결근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역대 가장 진보적인 장관이 있다는 교육부는 12월 12일 전교조에 ‘연가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시도 교육청에 “철저한 교원 복무관리” 지침을 내려 연가 투쟁 참가 인원을 줄이려고 압박했다.
진주에서 올라 온 한 교사는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를 따라하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은 우리 요구를 받아 줄 것처럼 하다가 결국에는 우리를 배신했습니다.” 하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교사 노동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강추위 속에서도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전교조의 연가 투쟁 요구를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8퍼센트가 “문재인 정부가 전교조를 다시 합법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연가 투쟁 하루 전날에도 교육부는 ‘법외노조 철회는 정치적 부담이 없는 시기에’, ‘성과급과 교원평가는 폐지가 아니라 개선’을 고집했다.
이런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에 능멸을 안겨 줬다고 비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직무대행이 노동 적폐 청산에 진척이 없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전교조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높은데도 문재인 정부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촛불 전 외쳤던 구호를 지금도 외치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감옥에 보내는데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신합니다.
“그러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지만 공공부문 정규직 제로일 뿐이었습니다. 지금은 노동시간 단축 운운하며 근로기준법을 개악하려 들고 있습니다. 만약 청와대 발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촛불 정부가 아니라고 규정하겠습니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집회가 끝나고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행진했다. 지난해 촛불이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걸었던 길을 1년 뒤 전교조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적폐 청산을 요구하며 걸었다.
노동자들은 “촛불 명령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법외노조 철회하라”, “교원평가, 성과급제 폐지하라”, “미적미적하지 말고 적폐를 청산하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