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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새로운 눈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 <<본다는 것의 의미 >>

본다는 것의 의미 ┃ 존 버거, 동문선

칫솔을 꺼내어 사용하는 것처럼 쉽게 카메라를 사용하는 요즘, 우리의 주변은 사진을 비롯한 영화와 그림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이처럼 우리는 자유롭게 관찰하며 그것을 기록한다.

존 버거의 책 《본다는 것의 의미》는 다양한 사진과 그림, 각종 볼거리를 매개로 ‘본다는 것’의 행위와 의미를 해석한다. 단지 사진과 그림 그 자체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의 행위와 연관지어 해석한다.

존 버거는 동물원에서 만난 ‘구경거리’인 동물들이 야생이 아니라 ‘구경’하는 존재로 전락한 것을 의구심을 품고 ‘본다’. 격리된 동물들은 19세기에 제국주의가 이국 땅을 정복한 것을 보여주는, 굴욕적인 외교 관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 책은 보이는 것과 보는 것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시도한다.

관찰자의 체험을 기록한 ‘사진’과 ‘사진술’도 베끼는 행위라는 수동적 시각 이미지가 아닌 종교의 쇠퇴와 자본주의의 발달 속에서 ‘발전된’ 세계를 신으로 여기게 된 당시의 상황에 비춰 접근한다.

당시 사진이 대중을 위한 구경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배 이념을 공급하기 위한 감시의 대상으로도 변했다고 주장한 수잔 손택의 말을 빌어 사진의 다양한 기능과 맥락을 사적 용도와 공적 용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을 통해 봉건적 노예상태에서 해방된 소작농들이 19세기에 이르러 ‘자유로운 교환’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목격한 밀레가 27년간 프랑스 소농 계급의 삶을 그림으로 보여 주려한 것, 노동 계급 출신의 프리미티브(primitive) 화가들의 작품 발달의 의미, 산업화에 따른 도시발달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 1907년의 혁명기에 예술의 변화도 설명한다.

또한 쿠르베, 터너, 마그리트와 로댕, 자코메티 등이 다룬 다양한 소재와 작품 세계와 당시 사회적 배경이 만들어 낸 작가의 개성도 두루 설명한다.

《본다는 것의 의미》는 이처럼 ‘보는’ 행위 자체와 관찰된 것들, 그 관계와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게 한다.

이 책은 보이는 것과 세계에 대한 시각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당신이 앞에 두고 서 있는 그 들판(세계)은 당신 자신의 삶과 동일한 비례를 가진 것으로 여’기게 하는 새로운 ‘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