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노동자연대가 발표한 성명이다. 성명 발표 후 추가된 사항을 포함했다.
12월 22일 대법원이 민중당 윤종오 의원의 상고를 기각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했다. 박근혜 정권이 벌인 표적 탄압을 문재인 정권 하에서도 이어가더니 기어코 대법원이 확정한 것이다. 명백한 정치 탄압이다.
민주노총, 민중당, 정의당 울산시당, 노동자연대 등이 이를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로써 1998년 이래로 울산에서만 벌써 진보 정당의 의원과 기초단체장들 5명이 사법 탄압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노동자 운동의 핵심 지역에서 진보 정치인들에 대한 지배자들의 집요한 공격이 정권이 몇 번이 바뀌도록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판결로 지배자들은 ‘어차피 진보 정치인을 뽑아도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을 것이다.
윤종오 의원은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1998년 울산 북구 의원으로 당선한 뒤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세 번 구의원에 당선했고, 2010년에는 북구청장으로 당선했다. 이런 오랜 활동을 거쳐 2016년 총선에서는 민주노총 전략 후보로서 압도적인 표차로 집권 여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의원으로 당선했다. 2010년, 2014년에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부당한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아니나다를까 지난해 총선에서도 검찰은 투표를 엿새 앞두고 선거법 위반 운운하면서 수사 정보를 흘렸다. 당선에 영향을 주려는 게 뻔했다. 윤종오 의원이 당선한 후에도 검찰은 먼지털이식 수사로 몇 번이나 압수수색을 했고, 선거 운동과 무관하게 운영되던 지역 단체 사무실을 유사 선거 사무소라고 주장했다. 윤종오 의원이 울산 현대차 공장 앞에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악을 비판한 1인 시위도 문제 삼았다. 정치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선거법을 이용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도 다르지 않았다. 검찰은 이런 억지 기소를 유지했고, 어처구니없게도 2심 재판부는 올해 7월에 벌금을 300만 원으로 올려치기했다.
이번 판결은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사법부 같은 핵심 국가 기관들의 적폐 청산이 저절로 되지 않음을 다시금 보여 줬다. 적폐 청산을 염원해 온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번 판결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
선거 운동 때부터 온갖 공격의 표적이 된 윤종오 의원은 당선 이후에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핵발전소 건설과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는 등 진보 정당 의원으로서 꿋꿋하고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런 활동도 지배자들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윤종오 의원이 자민통계가 주축이 된 민중당에 합류한 것도 마뜩치 않았을 것이다. 자민통계 정당을 배제하려는 지배자들의 노선에서 문재인도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이날 대법원은 자유한국당 홍준표와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였던 이완구가 전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넥슨에게서 뇌물로 주식을 받은 혐의가 있던 전 부장검사 진경준에게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반면에 오늘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국회의원은 윤종오 의원이 유일하다. 대법원은 진정한 비리 정치인, 권력자들에게 이토록 관대하다.(민주노총 논평도 이 점을 주되게 비판하고 있다.)
부패한 정치인, 기업주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결백한 진보 정치인의 의원직을 박탈한 대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7년 12월 22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