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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시리아에서 넘실대는 제국주의 충돌 위험

두말할 것도 없이, 시리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여러 세력이 복잡하게 얽힌 전쟁으로 사람들이 끝없이 죽어 가고 있는 것이 한 이유다. 전쟁을 부추긴 지역적·세계적 열강의 경쟁이 훨씬 더 격화될 수 있는 것이 다른 이유다.

이 비극의 땅에서 강력한 군대들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 2월 10일 이스라엘은 국경을 넘어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드론(무인기) 기지를 공격했다. [그 공격 중에] 시리아 공군은 이스라엘 전투기 한 대를 격추시켰고, 이스라엘은 그 보복으로 시리아와 이란의 시설에 추가 공격을 가했다.

2월 15일 러시아 외무장관은 2월 초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러시아인 5명이 사망하고 그보다 많은 사람이 부상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5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키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결정적으로 개입했다. 현재에도 러시아군은 여전히 시리아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최근 사망한 러시아인들은 상당수 민간인 용병이고 그 일부는 2014년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친러시아 자치정부를 세우는 데도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가장 크게 득을 본 곳은 러시아와 이란이다. 이란은 [시리아의] 아사드, 시아파 주도의 이라크 정부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개입은 시리아 상황을 좀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란 정권과 그 측근 기업들은 시리아와의 동맹 관계를 내세워 각종 이권 사업을 따내 돈을 벌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시리아의 기업인과 외교가들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기업을 더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시리아 정부 관료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지연시키고 있다. 그들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이란의 야심을 경계하고 있다.”

쿠르드 민족주의 세력인 인민수비대. 제국주의 열강들은 이들을 카드로 여기고 있다 ⓒ출처 KurdishStruggle

시리아에서 가장 크게 낭패를 겪은 이들은 물론 시리아 민중과 2011년에 혁명을 일으킨 활동가들이다. 그들은 아사드 정권의 계속되는 압제에 직면해 있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이하 아이시스)도 시리아 내 거점을 잃었지만, 그들의 지하드주의 정치는 다른 형태로 살아 남을 것이 분명하다.

또 다른 패배자는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다. 그는 2011년 혁명을 확고히 지지하며 자신과 같은 이슬람주의자가 시리아에서 집권하길 원했다. 그의 이 목표는 철저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아이시스를 격퇴하기 위해 서방의 지원을 받아] 잘 무장한 쿠르드인 민병대와 대면하게 됐다.

[2011년 혁명이 터져 나오자] 아사드는 그 지역에서 병력을 뺐고, 쿠르드 민족주의 세력인 인민수비대(YPG)가 그 지역을 차지했다. 인민수비대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동맹 세력인데, 쿠르드노동자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터키 국가에 맞서 싸워 왔다.

쿠르드인들이 시리아 북동부에 거점을 확보하자 에르도안은 쿠르드노동자당과의 평화 협상을 폐기하고 터키 내 쿠르드인 거주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인민수비대가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이 아이시스 격퇴 전쟁의 핵심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시리아민주군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인민수비대의 이데올로기적 헌신성과 군사적 역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어마어마한 지원 때문이기도 하다.

쿠르드

시리아에서 아이시스 격퇴 전쟁을 벌일 때, 미국이 가장 믿을 수 있었던 동맹 세력은 쿠르드인 무장 세력이었다.

이제 아이시스는 사라졌고, 시리아에 개입 중인 세력들은 쿠르드인이 통제하는 지역도 내버려 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인들을 살해한 미국의 공습은 쿠르드인이 통제하는 지역의 마을 쿠샴과 살리히야를 공격하려는 아사드 정권의 군대를 겨냥한 것이었다.

1월 말 터키군은 국경을 넘어 시리아 아프린주(州)의 쿠르드인 거주 지역을 공격했다. 이 행동은 강대국들 간 군사적 충돌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미국은 병력 2000명을 시리아 북동부에 남겨 시리아민주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월 16일 미국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은 터키로 가서 에르도안 등 고위 관료들을 만났다. 그 뒤 틸러슨은 양국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터키와 미국 모두 아이시스에 맞서 싸운다고 하지만, 터키가 아프린주를 공격할 때 옛 아이시스 병사들이 참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인민수비대라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다. 에르도안은 인민수비대와 그들을 지원하는 미군이 시리아 북부의 고대 도시 만비즈에서 철수하기를 원한다. 틸러슨은 “신경 쓰겠다”고만 약속했다.

가장 최근에는 인민수비대가 터키의 공세를 막으려고 시리아 정부군이 아프린주로 들어오도록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리아라는 생지옥을 둘러싼 위험한 패권 쟁투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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