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직본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총체적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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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3월 6일 청와대 앞에서 “정규직 전환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2월 말 진행된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현재까지 진행된 정부와 교육청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책을 “총체적으로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온전한 정규직화가 아니라 무기계약직 전환에 불과하고, 그나마 전환률도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은 가이드라인부터 실패작이었다. 영어회화전문강사, 기간제 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 교·강사들은 수년 동안 상시 지속 업무를 했는데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됐다. 그래서 출발부터 5만 5000여 명이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크게 홍보했지만, 예산도 제대로 책정하지 않고 책임을 산하 기관에 떠넘겼다.
심의위원회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심의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는 교육청 관료와 교육청이 추천한 이른바 ‘전문가’가 4분의 3 이상을 구성했다. 반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추천한 인사는 12퍼센트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통해 9000여 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그 전에 이미 무기계약직 전환이 확정됐던 노동자들을 제외하면 5300명이다. 전환 대상자의 단 6퍼센트만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4년간 교육기관에서 4만 명 이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니, ‘이게 실화냐’는 말이 나올 만하다.
시도교육청은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오죽하면 2월 국회 간담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신동근 의원조차 “교육 부총리와 노동부 장관이 물러나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최근 파견과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또,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과 저임금을 고착시킬 ‘표준임금체계’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대통령이 직접 추가적인 정규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고, 정규직 전환 모양새는 허접하기 짝이 없다.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점점 정부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 가고 있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제 곧 그 1년이다.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등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철회하고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3월 6일 기자회견문)
교육공무직본부는 3월 24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고, 6월 지자체 및 교육감선거 대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노동절과 6월 말 상경 투쟁 등 투쟁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앞장서 투쟁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