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직본부의 미투 기자회견:
“개인이 할 수 없는 것을 노조가 함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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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11시 서울교육청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성차별·성희롱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여성이 다수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월 8일 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여성차별 없고, 노동이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런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고무적이다.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개인의 고백과 고발로는 부족하다”며 노조가 함께 성차별에 맞서 싸워야 함을 강조했다. “미투 운동이 벌어진다고 한들 계급 사회가 존재하는 학교 내에서 누가 용감하게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개인이 할 수 없는 것을 바로 노동조합이 함께 나서서 하겠습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504명(여성 99.6퍼센트)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비정규직 성희롱·성폭력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22퍼센트가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이 불이익이나 주변 시선이 두려워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사례들도 나왔다. 상사가 신체를 함부로 만지고 ‘아줌마라서 괜찮을 줄 알았다’며 뻔뻔한 변명을 하거나, 여성 조리 실무사들에게 교장의 술시중을 들게 한 사례가 있었다. 성희롱 피해자나 신고자가 부당한 조처를 당하거나 해고된 사례들도 폭로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 ‘학교 비정규직의 목소리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실태조사’와 피해자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조처 등을 요구했다.
또한 여성 노동자들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이유가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비롯함을 지적하며,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고용불안 차별을 철폐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