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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이정미 정의당 의원 초청 강연회: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고, 이에 대한 지지가 늘어나야 합니다”

3.8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연세대학교 제29대 총여학생회가 ‘여성노동권 토크쇼’를 열었다. 총여학생회는 여성의 날이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점에서 ‘여성노동권’을 주제를 잡고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연세대 청소 노동자를 연사로 초대했다.

이정미 의원은 영국의 좌파 영화감독인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를 언급하며 여성들이 생존권과 존엄권을 위해 싸워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과거에 비해 여성의 권리가 많이 신장됐지만 그 실질적 내용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저는 어린 시절에 남동생한테 물 가져다 줘라 하면 물 갖다 줘야 했습니다. 이제 그러지는 않죠. 딸이라고 하면 집에서는 금이야 옥이야 하고 길러줍니다. 그런데 대학에 갔더니 달라집니다. 단체 카톡방에서 나를 두고 성희롱을 해대죠. 직장을 가려고 하니 여성이라고 해서 나를 탈락을 시킵니다. 그래서 어찌 저찌 해서 취업을 했다 칩시다. 그리고 나서 결혼을 하면 인생이 완전히 꼬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또 한국의 공공보육과 육아휴직 제도의 열악함, 여성노동자들이 경력단절을 거쳐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로 쉽게 내몰린다는 사실 등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 살며 겪는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력 단절은 무엇 바로 독박 육아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육아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기 때문인 거죠. 하지만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모든 집 5분 거리에 공공 육아시설이 있습니다 ……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엄마 혼자가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가 함께 기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이정미 의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투 운동을 거론하며 미투 운동과 그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일각의 부당한 편견·비난에 대해서 남성들이 함께 맞설 것을 호소했다.

질의 응답 과정에서 이정미 의원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이 불충분하다고 비판하며 정의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개혁입법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세대학교 인권센터가 ‘가해자의 인권’ 운운하면서 ‘성폭력 관련 공개적 폭로와 사과 요구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학생에게 전체 공지로 돌려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정미 의원은 이에 대해 ‘총장님께 피해자 인권은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부터 여쭤야겠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정미 의원과의 대화가 끝난 이후에는 ‘연세대학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 소속 학생이 연단에 올랐다. 박지우 씨는 연세대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소개하며 학생들이 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이경자 분회장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김용학 총장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총장님을 만나기 위해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 본관에서 철야 농성한지 오늘로 50일차를 맞았습니다. 그럼에도 총장님께서는 대체 어디에 계신 것인지, 50일 동안 어디에서 업무를 보고 계신 것인지, 찾아 뵐 수가 없습니다.”

“학교측에서는 비용절감이라는 이름 하에서 경비 인원 감축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캠퍼스에서 공보에 몰두할 수 있겠습니까? … 학생 여러분이 깨끗하고 안전한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많이 건의하고 항의해서 이 학교를 지켜주시기를 당부 드리겠습니다.”

이경자 분회장은 질의 응답 시간에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면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관리자들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폭언과 부당한 개인적 업무 지시는 물론 성추행까지도 서슴지 않았지만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대부분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경자 분회장은 학생들에게 본관에 찾아와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연대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차별 받는 여성의 현실을 개선하려면 노동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다만 홍보가 좀더 잘 됐더라면 이날 참가한 학생 40여 명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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