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와 타협하는 중국 관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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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 동안 중국을 뜨겁게 달군 반일 시위는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공안국(경찰청에 해당)은 “정식으로 공안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거리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위법 행위”라고 못박았다.
관영신문 〈인민일보〉는 연일 중국의 발전이 곧 애국이며 이를 위해서는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설을 싣고 있다. 이것은 대중의 격렬한 반일 정서를 사회 통합을 위한 애국주의로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에 맞설 수 있는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을 과시하는 데 반일 시위를 이용하려 한다.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서 일본 총리 고이즈미는 침략 역사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표시했다. 이것으로 중국과 일본 정부 사이의 힘 겨루기에서 중국은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처음부터 계산된 전략 하에 반일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천안문의 유령’을 불러올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지금의 중국 사회가 너무나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반일 대중 시위는 평범한 중국인들의 반제국주의 정서에서 비롯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일 간 무역총액은 1천6백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러한 높은 수치는 중·일 간에 커다란 공동 이익이 존재함을 말해 준다”며 일본의 도발에 항의하기보다는 현실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중국 관료들이 대중의 염원을 수용하고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일관되게 싸울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