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배제 이어 해고하겠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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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가장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한 분야는 교육 부문이다. 교육기관의 정규직 전환율은 고작 10퍼센트에 불과하다. 정부는 상시지속업무라고 인정하고도 많은 노동자를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그중 40퍼센트(5만 5000여 명)가 기간제교사(4만 7000명)와 영어전문회화강사·초등스포츠강사다.
이 노동자들 중 일부는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후 해고까지 당했다. 교육청들은 같은 학교에서 4년 근무한 기간제 교사의 채용을 기피했다. 그동안 계약 연장을 하던 학교들이 갑자기 신규 채용을 하겠다며 기간제 교사들을 해고하는 사태도 잇따랐다. 학생 수가 줄어 기간제 교사 채용 규모가 대폭 줄어든 지역들도 있다. 안산의 한 기간제 교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교사 채용 규모가 100명이 줄어들어 실업 급여를 신청하는 기간제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기간제 교사들의 고용 불안과 해고가 증가한 것은 정부 탓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교원 수급정책 개선 방향’에서 “교원 정원 확보를 통해 기간제 교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3월 하순에 교육부는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확정하는데, 여기에도 이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와 맞물리지 않으면 기간제 교사 해고 사태를 낳을 것이다.
또 이번 해고의 배경에는 기간제 교사를 정부의 상시지속업무 판단 기준(‘연간 9개월 이상 계속’되고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에 적용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정규직화 압력이 커지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나 그동안 온갖 차별을 당하며 부족한 교사들의 자리를 메워 온 기간제 교사들을 해고로 내모는 일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과 공공부문 노조들이 일자리위원회에 제출한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교육부문 일자리 확충’ 요구안에 기간제 교사와 비정규직 강사에 대한 정규직 전환 요구가 빠져 있는 것은 문제다.
정부 정책이 기간제 교사 해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노총과 노동 운동은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해고에 반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