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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하라

3월 2일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타이어 회사인 더블스타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해외매각 철회와 구조조정 분쇄, 체불 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하루 전면 파업, 부분 파업 등을 벌여 왔다. 3월 24일에는 하루 전면 파업에 나선다. 이 투쟁에는 2009년 워크아웃 이후 늘어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함께하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휴일 근무, 연장 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개월째 임금은 체불 상태다. 적잖은 노동자들은 보험을 해약하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제는 해외 매각을 방조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MOU를 체결하면서 매각 이후 3년간 임금동결·무쟁의·단협개악 등까지 약속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노동3권까지 부정하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개헌으로 공무원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는 말이 진정성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지만, 노동자들은 금호타이어 위기에 책임이 없다.

사주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2008~2009년 공황이 발생하자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면서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다. 당시 노동자들은 임금이 40퍼센트 삭감되고, 1300여 명이 해고됐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도 박삼구에게 계속 경영을 맡겨 버렸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금호타이어가 3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은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먹튀' 방지 조항?

노동자들이 해외 매각에 반대해 투쟁하자, 더블스타 측은 최근 '먹튀'를 하지 않겠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 과도한 이익 배당은 채권단의 동의를 얻겠다, 기술이나 지적 재산권 이전 시도에 견제 조항을 넣었다 등등.

그런데 2005년에 쌍용자동차가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될 때도, ‘상하이차가 쌍용자동차 자산이나 핵심 기술을 이전할 경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특별 재무약정을 맺었다. 그런데 얼마 후 산업은행은 "특별 재무약정을 해제”해 버렸다.

결국 상하이 자동차는 인수 당시 약속한 투자도 하지 않았고, 쌍용자동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대량해고가 발생했다. GM도 한국GM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위기에 처하자 약속을 뒤집고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위 사례는 기업들이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각종 지원책과 제도적 견제 조항을 약속하지만, 위기에 처하면 이런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블스타 측의 만남 요청에, 노조는 '10년 경영계획' 문서화를 요구했다. 요청한 자료가 도착하면 "검토를 거쳐 더블스타 회장과 산업은행 회장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호타이어 지회는 부분 파업, 하루 전면 파업 등으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해외 매각을 저지하고, 노동조건을 지키려면 투쟁을 더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