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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수서고속철도)을 철도공사에 통합하라

국토부가 올해 안에 철도공사와 수서고속철도(SR)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은 철도 공공성 강화를 공약했고 철도공사 신임 사장 오영식은 취임사에서 SR 통합을 언급했다.

그래서 통합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와 민영화를 되돌리는 조처가 낳을 파장 등을 고려하면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보수 언론과 민영화 찬성론자들은 ‘SR 개통 1년 만에 통합 논의냐’며 발끈한다. 하지만 애초 SR 분리 자체가 잘못된 결정이었다.

SR 분리는 외주화 대폭 확대와 끔찍한 안전사고를 낳았다 ⓒ이미진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했다. 당시 철도노조와 KTX민영화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KTX범대위)는 공공서비스 질 하락, 대형 사고 증가, 노동조건 악화 등을 경고하며 반대했다. 철도 민영화 저지 파업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결국 우리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철도공사는 SR 개통 이후 늘어난 적자를 메우려고 인건비 절감을 추진했다. 그 결과는 외주화 대폭 확대였다. 외주 인원은 2010년 6900여 명에서 2017년 9200여 명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도 증가했다. 2016년 김천역 외주 노동자 사망 사고는 외주화로 말미암은 인재였다.

우파들과 보수 언론들은 SR이 흑자 기업이고 코레일보다 요금도 10퍼센트 낮다며 경쟁 체제(민영화)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SR은 차량 정비, 선로 유지와 보수, 시설 관리, 여객 안내 등 주요 업무를 철도공사에 넘겨서 투자 비용을 줄이고 수익만 챙겨 왔다. SR차량조차 철도공사에서 임대한 것이다.

이 정도면 철도공사에서 분리할 이유가 없다. 코레일은 KTX 운행에서 얻은 수익으로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에서 생기는 운행 적자를 보전해 왔다. 반면 SR은 수익성 원리에 따라 운영해 철도 공공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여러 차례 설문 조사 결과가 보여 주듯, KTX든 SR이든 이용객 다수는 출발지나 도착지 접근성에 따라 선택할 뿐이다.

최근에 녹색교통운동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6.2퍼센트가 “KTX와 SRT를 통합해야 한다”고 답했다. 철도공사와 SR의 통합이야말로 불필요한 중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통합적 운영을 하는 것이 안전에도 이롭다.

자회사 방안

한편 정부 일각에서는 SR을 철도공사의 자회사로 전환하자고 한다. 하지만 자회사는 별도 법인이라 연간 400억 원에 달하는 중복 비용을 해소할 수 없고, 통합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철도공사는 완전 통합할 경우 연간 매출이 29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재원으로 그동안 철도공사가 축소하거나 폐지한 지방노선을 정상화할 수도 있다. 통합하면 환승이나 승차권 변경 수수료 등의 면제가 가능해 할인폭도 늘어날 수 있다.

모든 점에서 통합이 효과적인데 자회사 운운하는 것은 통합을 회피하려는 꼼수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철도 사례에서 보듯, 자회사는 언제든 다시 민영화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SR을 철도공사와 통합해야지 자회사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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