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개방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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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16일에 수원에서 한국사회포럼이 열렸다. 한국사회포럼은 해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가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토론하는 자리이다.
이번에는 3일간 대략 3백50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참가자 수가 꽤 많이 줄어든 것은 안타까웠지만(소위 ‘빅 쓰리’, 즉 주요 시민단체들의 참가가 준 게 큰 몫을 차지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만나 함께 토론하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한국사회포럼에서 느껴지는 폐쇄적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 데는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그 동안 한국사회포럼은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을 고무하기보다 연단에 선 연사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올해는 이 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대토론에서 청중에게 할애된 시간은 적었다. 그런데도 상당수 사람들은 청중 토론 시간이 줄어든 것보다 도리어 ‘다함께’ 회원들이 토론에 적극 참가한 것을 문제삼았는데, 그 때문에 다른 단체 활동가들이 발언 기회를 못 얻은 것도 아니다. 이것은 사실 ‘다함께’ 같은 급진좌파가 활발히 자기 주장을 개진하는 것에 대한 개량주의적 불만 토로였다.
그 동안 다함께가 한국사회포럼에 참가해 주장을 펼치는 데 불편해하는 사람들(주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이 꽤 존재했다. 2회 때 ‘다함께’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2·15 국제반전시위 참가 호소를 한 것이나 지난해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논쟁에서 노무현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 꽤 불만스러웠던 듯하다.
올해 한국사회포럼 상임집행위원장 김윤자 교수는 대회 마지막 날 평가 자리에서 “교조적 급진주의”를 문제삼았다. 이것은 한국사회포럼에서 강하게 작용하는 좌파 배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사회포럼이 진정한 “소통의 장”이 되려면, 정치적 이견에 열려 있는 진정한 개방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