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수탁사 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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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수탁사 지부(이하 수탁사 지부)가 5월 26일 직접고용쟁취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불법파견을 자행한 ‘진짜 사장’ LG유플러스를 규탄하며 본사 앞에 집결했다. 강원, 전북, 영남 등 전국 곳곳의 조합원들이 서울로 상경해 한껏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행진과 집회가 진행됐다. 노동자들은 “가짜 사장 필요 없다. 진짜 사장 LG가 직접 고용하라!” “불법파견 확실하다. 직고용을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티브로드 지부, 딜라이브 지부 위원장들이 ‘형제지부’로 연대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 노동자연대와 권수정 정의당 비례후보(1번)도 참여 했다.
열악한 노동조건, 40퍼센트 인원 감축
LG네트워크 유지보수와 관리를 담당하는 수탁사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내몰려 왔다. 연봉은 항상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고, 그마저도 포괄임금제여서 각종 수당과 초과 노동 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재택근무, 당직근무라는 이름으로 퇴근 시간과 상관 없이 현장이나 집에서 항시 대기해야 하고, 제대로 된 휴식시간은커녕 주말에도 일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LG유플러스는 지난 하반기부터 비용절감을 위해 인원을 40퍼센트나 감축했다. 3000여 명 중 1100명이 퇴사를 당하고 현재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1850여 명이다.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과 LG유플러스의 횡포를 참지 않겠다며 지난 2월 24일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불과 석 달 만에 조합원이 1100명이나 될 정도로 노동조합으로 뭉쳐 싸우자는 열기가 뜨겁다. 이종삼 수탁사 지부 지부장은 “[노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구조조정이 가장 큰 계기였을 것이다. 또 그동안 사측이 부당하게 일을 시키는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다 터져 나왔다.”고 밝혔다.
현장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의 횡포와 ‘갑질’을 생생히 폭로했다. 또 더 이상 참지 않고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2016년도에 LG유플러스 영업 이익이 역대 최고였습니다. 그런데 비용은 40퍼센트를 줄였어요. 저희 동료들 40퍼센트가 잘려 나갔습니다. LG유플러스는 자신들이 아니라 업체가 자른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적자가 나는 것도 아니고 경영상태가 나쁜 것도 아닌데 왜 비용을 줄이고 자기 잇속만 챙깁니까? 저희는 이런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고용과 저희 임금, 처우 높여주시고, 정년도 보장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LG유플러스가 이익을 많이 내면 그 직원들도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울산지부의 한 노동자)
“2016년 10월 노동조합이 없어서 우리의 동지들이 무참히 잘려 나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제는 주체적이고 강력한 조직력의 힘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이 반드시 노동조건 개선과 직고용을 반드시 얻어냅시다”(수도권, 강원권 조직부장)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장도 “이제 원청으로 직접 고용되는 첫 발을 뗀 것 같습니다. 이 앞에 있는 우리 형제 지부들이 투쟁의 선봉에 같이 서서 투쟁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수탁사 업무 일부를 홈서비스센터에 이관해 수탁사 노동자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로 구성된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는 부당한 업무이관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불법파견도 모자라 증거 은폐까지
LG유플러스가 수탁사 업체들과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불법파견 증거가 이미 국회 환노위에도 제출됐다. 수탁사별 계획과 인원을 보고받고, 업무메뉴얼 제공 및 지시를 LG유플러스가 직접 했다는 증거들이 있다. 노동조합이 생기자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불법파견 증거를 은폐하는 일이었다. 노동자들은 “십 수 년 동안 일한 우리가 그 증거”라며 “불법파견 확실하다. 전수조사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희가 [LG] 마크를 달고, 이 티셔츠를 입고 여기 나와서 얘기하는 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가 없으면 LG 텔레비전 못 보지 않습니까? 광랜이 끊어지면 인터넷 못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강남지회 부지회장)
‘진짜사장’ LG유플러스 원청이 직접고용하라!
수탁사 지부는 노동조합 결성 이후 첫 임단협을 앞두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가 교섭장에 직접 나와야 하며,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동조합 결성 이후 작은 성과도 거뒀다. 구조조정을 강행하던 LG유플러스가 구조조정을 일시 중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쳐서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종삼 수탁사 지부 지부장은 “사람이 없어서 위험한 상황에서도 혼자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없애고 일 한 만큼 받을 수 있는 수당체계, 출동하고 대기근무 하는데 수당을 주지 않는 부분을 타개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또한 꼭 필요한 인원수도 맞춰야 한다.” 하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핵심업무인 통신망 유지보수를 하는 수탁사 노동자들을 쥐어짜면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진짜 사장’ LG유플러스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노동환경과 임금을 개선할 책임이 있다. 수탁사 지부 노조 결성과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