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기숙사 노동자들:
투쟁과 연대 확대로 인원 충원을 약속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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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이 끔찍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본지의 5월 10일 보도 이후, 용역업체 동원건설산업이 한발 물러섰다. 동원건설산업은 6월 12일 “2018년 9월 내에 청소노동자 3명을 추가 채용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청소 조 편성 등에서도 노동 강도를 조금이나마 줄이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서경지부 이대분회는 학교와 용역업체를 만나 인원충원을 요구하며 항의를 해 왔다.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도 항의의 표시로 지난 몇 주간 ‘할 수 있는 만큼만’ 청소를 했다. 노동자들이 ‘정상적’으로 일하자 기숙사가 눈에 띄게 더러워졌다.
용역업체는 올해 연말에야 충원을 해주겠다고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이대분회는 연말이면 이미 “골병들고 병이 든 후”라며 이 안을 거부하고, 학교 정문에서 항의 선전전에 돌입하려 했다. 이처럼 투쟁 수위를 높이려 하자, 용역업체도 더이상 꼼수를 부리지 못하고 물러선 것이다.
서경지부 이대분회가 요구한 6명 충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은 이번 인력 충원으로 약간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전에는 성한 사람이 없었어요. 다 쑤시고, 아리고. 근데 이제 조금 나아지겠죠.” 한 기숙사 청소노동자의 말이다.
최근 대학 당국들이 청소·경비·주차 인력을 줄이려고 온갖 꼼수를 쓰는 상황에서 이화여대 기숙사 노동자들의 인원 충원 소식은 더욱 기쁘게 느껴진다.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의 끔찍한 노동강도가 폭로되자, 당황한 용역업체와 학교 당국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약속해 놓고 주지 않던 전동 청소기도 지급했다고 한다.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소식이 실린 〈노동자 연대〉 신문을 기숙사 곳곳에 비치했고, 리플릿으로도 만들어서 널리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이화여대 학생들은 노동자들의 처우에 함께 분노했다. 한 익명의 이화여대 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노동자 연대〉 신문 기사에 댓글로 “진짜 너무하다 ... 눈물 나 우리가 낸 등록금 다 어디로 들어가길래” 하며 분노를 표했다.
그 뒤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를 비롯한 여러 학생회와 학내단체도 학교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6월 8일엔 본관 앞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런 분위기를 학교 당국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기숙사 노동자는 “학생들이 많이 도와줘서 학교에서 얼른 서둘러서 합의를 본 것 같아요. 확실하게 동원하고만 계약서 썼지만 학교하고도 할 얘기가 있으니 지켜봐야죠” 하고 말했다.
서경지부 이대분회 분회장은 〈노동자 연대〉 기사가 “타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다른 기숙사 노동자도 “[〈노동자 연대〉에서] 먼저 터뜨려 주셔서 뒤따라서 연쇄작용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가장 감사하죠. 진선미관 학생식당에 있을 때부터 고마움이 컸었어요” 하며 고마워했다.
이대 당국과 용역업체가 인력 충원을 확실히 이행할 때까지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가 계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