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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서울성모병원:
간호사들의 연장수당 받기 현장투쟁이 확산되고 있다

병원 노동자들은 시간외 근무를 많이 한다. 특히 병동 간호사들은 근무시간에 간호 업무를 끝내지 못해서 대부분 1시간 이상 더 일하고 간다. 그런데 그동안 노동시간이 심지어 10~12시간을 넘겨도 시간외 근무수당(연장수당)을 전혀 쓰질 못했다. 연장수당 장부조차 없는 경우도 많았다.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상황은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원인이 돼 왔다. 이는남아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더욱 악화시키고 숙련도를 떨어뜨려 환자 안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8년 전 노동조합 대의원을 시작하면서 나는 노동조합과 상의해 권리 찾기 투쟁을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병동 간호사가 연장수당을 쓰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그 뒤로도 여러 병동에서 연장수당을 쓰려고 시도했지만 대부분 병동의 실질적 관리자인 수간호사의 판단에 좌우되기 일쑤였다. 어떤 수간호사는 수용했지만 일부 수간호사는 응급상황 등으로 생긴 초과 근무만 쓰도록 하는 등 통제했다. 연장수당을 쓰면 수간호사가 따로 불러서 면담하고, 개인 능력이 부족해 오래 일할 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일부 수간호사는 신규 간호사들이 업무가 미숙하다며 1년 미만은 연장수당을 못 쓰게 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위축되거나 ‘더러워서 안 받겠다’고 포기하기도 했지만, 연장수당을 쓰는 병동이 점차 늘어났다. 물론, 여전히 눈치 보느라 못 쓰는 병동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병동마다 연장수당 신청이 매우 불균등해졌다.

서울성모병원은 유니온샵이다. 그래서 입사하는 순간 조합원이 되지만 실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간호사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간호사 대의원이 2명에서 1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박근혜 퇴진 이후 변화가 필요하고 실제로 가능하다는 생각이 병원 안으로도 스며든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나 고 박선욱 아산병원 간호사 사건 등은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금이야말로 간호사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새로 대의원이 된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연장수당을 못 쓰던 병동에서도 연장수당 쓰기가 시작됐다. 또, 그동안 연장수당을 쓰던 병동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병원은 병동 간호사들에게 간호업무 외에도 컨퍼런스, 스터디, 위원회 회의, 의무기록 감사, 질관리 모니터링 등 수많은 업무를 시켰다. 간호업무만으로도 시간외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런 일들은 당연히 업무 시간이 끝난 뒤에 하는데, 아무런 수당도 받지 못하고 해 온 것이다.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는 간호사는 다른 간호사들과 같은 양의 간호업무를 하면서도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느라 남아서 몇 시간을 더 일해야 했다.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은 종종 쉬는 날(오프)에도 불려 나와 일해야 했고, 심지어 회식이 있으면 참석해야 했다.

의료기관 평가 준비 때는 청소, 환경관리, 평가교육 등 엄청난 양의 시간외 근무를 해야 한다.(평가 준비 때는 아침 6시에 출근해서 밤 9시에 퇴근한다.)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강제로 논문도 쓰게 하고 경력이 오래된 일반 간호사들에게 공식 직무교육도 떠맡겨 왔다. 사업장 필수교육도 모두 근무시간에서 제외된다. 공가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당 한 푼도 없이 받아야 하는 교육도 많다.

이처럼 병원 측이 시키는 다양한 시간외 근무에 대한 정당한 수당을 받아 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연장수당 쓰기가 더욱 확산됐다.

일부 수간호사들이 저항했지만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이 물러서지 않고 노동조합이 간호부에 거듭 문제를 제기해 승인을 받았다. 노동조합은 매주 병동 순회를 통해 연장수당을 신청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올해 단체협상 요구안에도 ‘근무외 활동’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라는 요구가 포함됐다.

당연히 간호사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간호사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장수당은 시급보다 비싸므로 이런 추가 비용 지불은 인력을 충원하도록 병원 측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올해 보건의료노조도 4OUT 운동을 핵심 요구로 채택했는데, 그중 첫째 OUT 대상이 공짜노동이다.

환자 안전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우는 병원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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